2026.07.26.~07.31
국회의원회관 제2로비 전시실
작가노트- 바람을 가르는 눈빛
하늘을 가르는 매의 비행은 단순한 사냥이 아니라,
자연이 이어온 긴 생명의 서사 속 한 장면입니다.
눈빛은 날카롭고, 날개는 바람과 하나 되어 흐르며,
그 속도는 침묵 속에서 가장 강렬한 울림을 남깁니다.
매는 먹이를 찾아 날지만, 그 비행은 생존을 넘어
생명의 균형을 지키는 순환의 일부입니다.
풀과 곤충, 작은 새와 매가 이어지는 먹이사슬 속에서,
그 날갯짓은 자연의 법칙을 증언하고 있습니다.
이 사진들은 순간의 포착이자,
동시에 영원의 기록입니다.
**유튜브 숏폼뉴스:
https://www.youtube.com/@%EA%B9%80%EA%B0%80%EC%A4%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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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보던 흔한 매 사진이 아니다.
독보적이다.
불새 문주철의 매는 렌즈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새가 아니다. 인간의 욕망에 길들여진 피사체도 아니다. 그의 사진 속 매는 마지막까지 야생으로 남아 있는 리얼리티 그 자체다.
제주도의 용암 절벽 끝에 밧줄 하나에 몸을 의지한 채 며칠씩 기다리고, 폭우와 강풍을 견디며 매의 시간을 따라갔다. 300mm의 비가 쏟아지는 날에도,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도 그는 카메라보다 먼저 자연의 호흡을 읽었다. 그리고 마침내 인내와 고통 속에 포착한 눈빛이 형형한 새 한 마리.
매!
손맛?
이것에 빠지면 헤어날 수가 없다. 무려 16년간을 이 짜릿한 아슬아슬한 스릴에 험한 절벽 사이에 매달려 야생에 온 몸을 던졌다.
그의 사진은 셔터를 누르는 기술이 아니라 기다림의 예술이라는 사실을 그의 작품은 증명한다.
매를 찾았다고 사진이 되는 것도 아니다.
600mm 초망원렌즈는 시야가 좁아 대상을 잡는 것조차 어렵다. 더구나 매는 세상에서 가장 빠른 비행을 하는 맹금류다. 셔터를 누르는 순간 이미 프레임 밖으로 사라지기 일쑤다. 그래서 그의 작품 한 장은 수백 번의 실패 위에 세워진 단 한 번의 성공이다.
실패가 많을수록 작품의 가치는 커진다.
그는 오래전부터 사진은 대상을 소유하는 행위가 아니라 대상에게 선택받는 행위라고 말해 왔다. 불새의 사진은 바로 그것을 보여준다. 그는 매를 정복하지 않았다. 매가 허락한 아주 짧은 순간을 예술로써 받아냈을 뿐이다.
그의 사진에는 야생의 체온이 살아 있다. 그것이 그의 예술이다.
그의 작품에선 매의 날개보다 먼저 사진가의 심장이 날아오르는 소리가 들린다. 셔터음보다 거센 것은 절벽의 한 중간에서 버텨낸 예술가의 숨결이다.
사진은 결국 시간을 축내는 예술이 아니다.
삶을 건 각오를 찍는 예술이다.
불새의 이번 전시는 매를 무미하게 포착하여 보여주는 전시가 아니다.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얼마나 겸손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시이며, 사진이 어디까지 진실에 다가갈 수 있는지를 증명하는 기록이다.
매의 눈빛은 바람을 가른다.
그리고 인고의 오랜 시간을 응축된 순간이 찰나의 기록으로 남았다.
- 김가중 기자 감상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