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타기 전부터 겁을 주는 인간이 있었다.
"행님, 울란바토르 내리면 숨부터 막힙니더."
"와?"
"추워가."
"그라모 마스크 쓰면 되제."
"그 정도가 아입니더. 공기가 폐를 파 삐립니다."
별 희한한 소리를 다 한다 싶었는데...
진짜 내리자마자 폐가 "어이쿠!" 무하마드 알 리의 펀치보다 더 충격적이다.
공항문 열리는 순간 냉동창고 문짝을 정통으로 들이받은 느낌이었다.
서울 겨울은 겨울도 아니었다.
몽골 겨울 앞에서는 냉장고 야채칸 수준이다.
울란바토르.
뜻은 "붉은 영웅".
이름부터가 무슨 액션영화 주인공 같다.
옛날에는 후레라고 불렸는데 갑자기 이름까지 확 바꿔삤다.
우리 같으면 동네 이름 바꾸는데도 주민설명회 열고 현수막 걸고 싸우는데, 몽골은 스케일이 다르다.
러시아 가서 군사훈련 받고 왔는데 거의 몽골판 캡틴아메리카였다.
차르를 쫓아낸 러시아가 탱크며 총이며 군대까지 빌려주자 이 청년이 들고 와서 나라를 새로 만들어 버렸다. 나라를 통째로 갈아엎고 수도 이름도 갈아엎어 버렸다.
몽골을 갈아엎은 청년의 이름은 수흐 바토르였다. 세계에 가장 방대한 제국을 세웠던 칭기스칸조차 그 영웅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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