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수갤러리 기획전 소민 김영희·투명(2myoung) 2인 협업전 《구현서가(具現書架)》 & 투명 초대개인전 《열망의 잔상》

입력 2026년06월28일 10시44분 김가중 조회수 78


 

 

인사동에 자리한 무우수갤러리가 오는 202671일부터 13일까지 3층과 4층에서 두 개의 전시를 동시에 선보인다. 3층에서는 민화 작가 소민 김영희와 오브제 작가 투명(2Myoung)이 함께하는 2인 협업전 구현서가(具現書架), 4층에서는 투명의 초대개인전 열망의 잔상이 열린다. 두 전시 모두 신작도 함께 선보이며, 전통 회화와 대중문화,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작업 세계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3│ 《구현서가(具現書架)》 — 소민 김영희 × 투명

3층 전시 구현서가(具現書架)는 우리 전통 그림인 책가도(冊架圖)’에서 출발한다. 책가도는 책과 사물, 꽃과 과실을 한 폭의 화면에 담아낸 그림이다. 전시는 그 서가로 작은 참새들이 날아드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참새들은 책 위를 거닐며 첫 문장을 발견하고, 이야기를 속삭이며, 종이 위에 작은 발자국을 남긴다.

이 풍경을 회화로 펼쳐내는 소민 김영희는 화조도·문자도·책거리 등 전통 회화 형식을 기반으로 민화의 조형성과 현대적 감성을 결합해 온 작가다. 워너브라더스, 대한민국 헌법재판소, 오스트리아 LEITNER LEINEN 등과의 협업을 통해 민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확장해 왔고, 현재 스튜디오 SOMIN을 운영하며 국내외 전시와 국제 교류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림 속에 머물던 사물들을 현실의 공간으로 불러내는 투명은 오브제와 디자이너토이를 중심으로, 익숙한 이미지와 기억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합해 온 작가다. 영화·만화·장난감 등 대중문화 속 캐릭터와 사물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며, BeBeams·Banaduck·Dunkeys 같은 대표 시리즈를 통해 친숙함과 낯섦이 공존하는 세계를 구축해 왔다. 구현서가(具現書架)에서 그는 책가도 속에 머물던 사물들을 입체 오브제로 구현해, 서가의 풍경을 현실의 공간으로 이어간다.

 

4│ 《열망의 잔상》 — 투명 초대개인전

4층에서는 투명의 초대개인전 열망의 잔상이 펼쳐진다. 2025년 첫선을 보인 Playtime's not over!시리즈의 두 번째 장으로, 오랜 시간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은 흐릿한 이미지에서 출발한 작업이다.

작가는 TV나 책에서 몇 번 본 것만으로 실재한다고 느껴지는 세계, 그리고 한 번도 내 것이 아니었지만 오래 남는 이미지들에 주목한다.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시간을 향한 향수, 이른바 아네모이아(anemoia)에 가까운 정서다.

이러한 작업 방식은 그의 이력과도 맞닿아 있다. 투명은 SK텔레콤 ‘June’ 광고 마스코트와 국내 최초의 공식 건담 웹사이트 디자인을 비롯해 캐릭터·일러스트레이션·인터랙티브 미디어를 넘나들며 대중문화의 한가운데서 작업해 왔다. 오랜 시간 소비되고 익숙해진 이미지들을 향한 그의 시선이 열망의 잔상에서는 감정의 흔적으로 모습을 바꾼다.

전시에 놓인 오브제와 회화는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지나가버린 것, 닿지 못한 것, 끝내 내 것이 아니었던 것들에 대한 감정의 흔적이다. 작가는 그 감정과 기억을 믹스 앤 매치로 다시 엮어, 익숙하지만 낡은 것들이 새로운 인상으로 다시 인사를 건네게 한다.

 

두 전시는 서로 다른 결을 지니면서도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진다. 3구현서가(具現書架)에서 전통 책가도 속 사물들이 회화와 오브제로 되살아나 서가의 풍경을 현실로 불러낸다면, 4열망의 잔상에서는 대중문화의 익숙한 이미지들이 감정의 흔적으로 모습을 바꾼다. 이처럼 두 전시는 모두 오래 마음에 머문 것들이 어떻게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말을 거는가를 이야기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은 전통과 현대, 회화와 오브제, 기억과 감정이 서로를 비추며 만들어내는 풍경을 온전히 경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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