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회초대전 작가를 만나다 (41)] 빛과 시간이 빚어낸 묵묵한 사유, 이강욱 작가의 ‘흐르는 시간, 머무는 존재’

입력 2026년06월21일 21시36분 은형일 조회수 160

- 흑백의 미학으로 포착한 자연의 영속성과 찰나의 흔적
- 2025년에 이어 제4회 국회 초대전에서 독창적 예술 세계 펼쳐

[한국사진방송=은형일 기자] 시간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흐르지만, 그것을 바라보는 예술가의 시선은 저마다 다른 궤적을 남긴다.

 

2026년 대망의 국회 초대전 마흔한 번째 주인공으로 관객과 만나는 이강욱 작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시간의 흐름을 흑백의 유려한 필묵(筆墨) 같은 사진 예술로 치환해내는 마술사다.

 

이강욱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흐르는 시간, 머무는 존재 (The Flow of Time, The Staying Space)’라는 일관된 대주제 아래, 대한민국 곳곳의 상징적인 자연을 장노출(Long Exposure) 공법으로 포착한 5점의 마스터피스를 출품했다.

 

그의 카메라는 단순히 풍경을 기록하는 도구를 넘어, 우주의 섭리와 그 속에 머무는 존재들의 침묵을 대변하는 철학적 거울이다.

 

사진의 품격을 높이는 예술적 분석 및 스토리

이강욱 작가의 출품작들은 화려한 색채를 과감히 걷어낸 '흑백(Monochrome)의 극치'를 보여준다. 색이 사라진 자리에 들어선 것은 정교한 명암의 대비, 거친 암석의 질감, 그리고 안개처럼 부서지는 물결의 부드러움이다.

 

작가는 오랜 시간 셔터를 열어둠으로써 격렬하게 요동치는 바다와 강물을 고요한 정신적 공간으로 정화한다. 역동적으로 변하는 ‘시간의 흐름(물, 구름)’과 수만 년 동안 그 자리를 지켜온 ‘머무는 존재(바위, 말목)’가 하나의 프레임 안에서 격돌하고 융합하면서, 관객에게 시공간을 초월한 깊은 종교적·철학적 영감을 선사한다.

 

출품작 정밀 분석 및 예술적 설명 (1~5번)

1. 묵묵한 궤적 (백석탄, 청송)


●작품 세계: 청송 백석탄의 독특한 하얀 암석들 사이로 흐르는 계곡 물줄기를 담았다. 거칠고 모난 바위들의 굳건한 형상은 오랜 세월을 견뎌낸 존재의 숭고함을 뿜어내고, 그 사이를 유려하게 휘감아 도는 하얀 물줄기는 마치 영원히 멈추지 않는 시간의 선율을 시각화한 듯하다. 어둠과 밝음의 강렬한 대비 속에서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는 존재의 위대함이 서려 있다.

 

2. 심연의 유전 (대왕암 앞, 울산)


●작품 세계: 울산 대왕암을 집어삼킬 듯 요동치는 파도의 에너지를 밀도 높게 포착한 작품이다. 장노출을 통해 거친 파도는 부드러운 한 폭의 수묵화처럼 변모했지만, 거대한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에서 자연의 엄숙한 생명력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심연으로부터 흘러나온 바다의 역사가 바위에 새겨지는 찰나의 순간을 예술적으로 승화시켰다.

 

3. 바람의 길 (주전해변, 울산)


●작품 세계: 주전해변의 검은 바위들과 수평선 너머로 아스라히 보이는 등대를 수평적 구도로 배치했다. 하늘을 수놓은 구름의 흐름은 마치 바람이 지나간 거대한 길을 보여주는 듯 역동적이며, 그 아래 장노출로 평온해진 바다는 영원의 세계를 대변한다. 움직이는 하늘과 멈춰 선 바위, 그리고 그 중심에서 이정표가 되어주는 등대의 대비가 극적인 서정성을 완성한다.

 

4. 침묵의 바다 (주전해변, 울산)


●작품 세계: 바다 한가운데 점점이 흩어진 암석들이 하얀 물안개 혹은 구름 위에 떠 있는 듯한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파도의 거친 숨소리를 완벽한 정적(靜寂)으로 지워버린 자리에 남은 것은 오직 '침묵'뿐이다. 미니멀리즘 예술의 정수를 보여주는 이 작품은, 복잡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모든 집착을 내려놓게 만드는 깊은 명상적 공간을 제공한다.

 

5. 절제와 소멸 (함평, 전남)


●작품 세계: 전남 함평 갯벌에 끝없이 늘어선 말목(어구)들이 자아내는 선형적 미학이 돋보이는 수작이다. 극도로 절제된 백색의 공간 속에 미세하게 드러나는 먼 산의 실루엣과 가지런히 서 있는 말목들은 마치 동양화의 여백의 미를 연상시킨다. 밀물과 썰물에 의해 채워지고 비워지는 공간 속에서, 인간의 흔적이 자연으로 동화되어 소멸해가는 우주의 이치를 담담하게 고찰했다.

 

이강욱 작가 프로필 및 이력

 

주요 약력:

-사단법인 한국사진작가협회 정회원

-현) 한국사진방송 편성보도국 기자

-현) 사단법인 대한기자협회 전문기자단 기자

전시 경력: 2025년 제3회 국회 문화예술 초대전시회 참여에 이어, 2026년 연속 초대 작가로 선정되며 독보적인 예술적 역량을 입증함.

 

이강욱 작가는 언론의 최전선에서 세상을 냉철하게 바라보는 기자이자, 렌즈를 통해 자연의 깊은 내면과 철학적 사유를 정밀하게 길어 올리는 중견 사진작가다. 현장을 누비는 기자의 예리한 시선과 예술가의 따뜻한 감성이 결합하여, 그의 작품들은 단순한 풍경 사진의 경지를 넘어선 ‘다큐멘터리적 철학 사진’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번 국회 초대전에서 선보이는 이강욱 작가의 작품들은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잠시 걸음을 멈추고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흐르고 있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질 것이다. 전시는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서 진행되며, 흑백 사진이 지닌 장엄한 감동을 실물로 만끽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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