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식 사진전 ‘연향을 그리다’ 경인미술관 - 미니멀리즘의 교범

입력 2026년05월21일 13시13분 김가중 조회수 288

사진작가 정인식 개인전 연향을 그리다2026.05.20.~26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열린다. 20일 오후 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많은 중견사진작가들이 모여 박국인 작가의 사회로 전시회 개막을 축하하였다.

 

정인식 작품은 미니멀리즘의 교범 그 자체였다.

정인식 작품은 단순한 연꽃 사진이 아니었다.

그것은 비워냄으로써 도달한 한 편의 수행(修行)이었다.

 

수면 위를 뒤덮은 연잎과 줄기, 뒤엉킨 생명의 혼잡 속에서도 그는 불필요한 것들을 덜어냈다. 그리고 마침내 사각의 프레임 안에서 침묵처럼 고요한 질서를 탄생시켰다. 그것은 바로 그만의 독창적인 미니멀리즘이다.

 

완벽한 광선처리와 치밀한 노출 제어는 단순한 기술의 영역이 아니다. 카메라라는 기계의 메커니즘을 온몸으로 통과한 사람만이 도달할 수 있는 차원 높은 예술의 경지다. 빛을 읽고, 어둠을 기다리고, 찰나의 숨결까지 계산해낸 끝에서 그의 작품은 찍은 것이 아니라 빛의 구조를 온전히 형상화한 조형미학이었다.

 

무엇보다 압권은 역광이었다.

평범한 인간의 눈은 대상을 그대로만 본다. 사물의 형체만이 아니라 그 속성을 꿰뚫어 보는 안목을 지닌 뛰어난 사진가는 빛의 흐름을 본다. 정인식의 작품 속 역광 라인은 현실의 재현이 아니라, 인간 시각 너머의 심미안을 끌어올린 하나의 철학이었다. 연잎 끝에 걸린 빛 한 줄기조차 우연처럼 보지 않았고, 침묵 속에서 오래 응축된 존재의 가치를 더한 열혈 예술의 경지야말로 영혼을 울리는 감동을 던진다.

 

그의 프레임은 복잡한 자연을 단순화했지만 결코 빈약하지 않았다. 오히려 덜어냄으로써 더 깊어졌다. 사진이란 결국 무엇을 더 찍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버리느냐의 예술이라는 사실을 감상자에게 그가 던진 화두이다.

 

-글 김가중(한국사진방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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