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는 카메라의 어머니다

입력 2014년08월24일 11시32분 김가중 조회수 905

14년8월19일 화요강좌 연재2.

구도는 카메라의 어머니다. 한국사진방송 14년8월19일 화요강좌 연재2. 강사 김가중

 


비교적 구도가 안정적인, 아니 구도를 위해서 촬영한 작품들만 골라 보았다.

경상도 방언에 ‘땅패기’라는 말이 있다. 없는 것을 내 놓으라거나 안 되는 것을 되게 하라는 어거지를 부릴 때 쓰는 말이다. 어릴 때 “진진돌이”라는 만화를 친구들이 많이 보았는데 당시만 해도 경상도 촌에서 막 올라온 필자는 만화에서 주인공이 산 위로 마구 달리는 장면이 도대체 논리에 맞지 않아 친구들에게 억지를 부려 친구들을 답답하게 했던 기억이 있다.

“만화니까” 친구들로서는 당연한 것을 필자로서는 사람이 어떻게 산꼭대기에서 산꼭대기로 마구 달려? 이게 말이 돼? 하고 땅패기를 부렸으니 보통 답답하지 않았을 것이다.

고구려 고분벽화에 사슴이나 호랑이 그리고 사냥꾼이 산 능선 넘어 하늘을 마구 난다. 마치 만화 같다. 동양화의 그림들은 구도의 원칙에 입각하기보다 작가의 감정에 더욱 부합되게 그림을 그렸음을 알 수 있다. 원근감이니 입체감이 그것을 얼마든지 변형하여 자신의 생각대로 쓱쓱 그려 나갔다. 동양에서 눈에 보이는 대로 중요한 부분을 강조하거나 변형하는 방식대로 발전해 나갈 때 서양에서는 구도를 매우 중시해서 원근감과 입체감을 체계적으로 연구 하였다.

 

인간의 눈은 2차원적인 평면이 아니라 공간을 감지한다. 그러나 종이나 판위에 그린 그림은 평면이다. 당연히 원근감에 손상이 오기 쉽고 입체감을 표현하기 쉽지 않다.

기원전 2~3000년 전의 사람들이 이미 이러한 평면과 공간의 차이를 인식하고 그것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극복하기 위하여 카메라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카메라란 “어두운 방, 즉 암실”이란 뜻이다. 어두운 방에 작은 구멍을 뚫으면 맞은편 벽면에 바깥의 광경들이 거꾸로 비치는 것을 볼 수 있다.

처음엔 사람이 암실에 들어가 맞은 편 벽면에 비친 바깥의 풍경들을 관찰하다가 차츰 카메라 루시다나 바늘구멍 사진기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얇은 반투명 종이를 대고 그대로 베껴내기도 하였다. 드디어는 이것을 한순간에 고착 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었는데 그것이 오늘날 우리들이 사용하는 사진기(카메라)다. 서양의 합리적인 사고, 과학에 대한 탐구가 사진을 발명하게 되었는데 그 원천은 구도로부터 출발하였음을 알 수 있다. 또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인체나 동물의 사체를 훔쳐다가 해부를 하면서 그 근육이나 뼈대까지 연구하였다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인체 공학적인 측면에서 연구하여 나온 최종 결과물이 바로 황금비율이며 황금분할법이다.

 

이쯤에서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서양에서 황금이란 말을 붙일 만큼 중요한 구도의 원칙을 사진에서는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이 부분을 등한시 하는 분들이 많음을 한탄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다빈치가 인간의 몸을 칼로 해체하면서까지 찾고자 한 것은 결국은 예술이란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그것을 통해서 우리들은 화면의 배분을 잘했느니 하는 껍데기 이외에 사물을 대할 때의 가장 원천적인 출발점에서 정말 중요한 것들을 사고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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