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곡에 얽힌 사연 (8)] 심수봉 ‘비나리’, 차 안에서 부른 노래 한 곡이 바꾼 운명

입력 2026년08월17일 00시22분 은형일 조회수 282

심수봉 비나리 앨범 재킷 사진

[한국사진방송=은형일 기자] 한국 가요사에 수많은 명곡을 남긴 싱어송라이터 심수봉. 그의 수많은 명곡 중에서도 1994년 발표된 <비나리>는 듣는 이의 마음을 울리는 깊은 감성과 특유의 호소력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아 온 대표적 명곡이다.

 

‘비나리’가 지닌 울림이 이토록 깊은 이유는, 이 노래가 단순한 이별의 노래가 아닌 한 여인의 진실한 사랑의 고백이자 운명을 바꾼 실제 사연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라디오 PD를 향한 수줍은 마음, 그리고 진심을 담은 고백

<비나리>에 얽힌 사연은 심수봉이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하던 시절로 올라간다.

 

당시 담당 PD였던 현재의 남편 김호경 씨를 처음 만난 심수봉은 그에게 마음이 끌렸지만, 처음에 그가 유부남일 것으로 오인해 홀로 마음을 접으려 애썼다.

 

그러나 이후 그가 혼자 지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가슴속에 묻어두었던 사랑의 감정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에 쉽게 마음을 내비치지 못하고 애타는 나날을 보내던 심수봉은 자신의 진심을 담아 직접 노랫말을 쓰고 멜로디를 붙여 한 편의 곡을 완성했다.

 

그것이 바로 <비나리>였다. 비가 내리던 어느 날, 심수봉은 차 안에서 그에게 이 노래를 직접 불러주며 마음을 전했다.

 

노래에 담긴 묵직한 진심에 감동한 남편은 그 자리에서 몇 번이고 앙코르를 청했고, 두 사람은 마침내 연인으로 발전해 결실을 맺게 되었다.

 

과거의 상처를 씻어낸 간절한 기도… "저 사람 영원히 사랑하게 해줘요"

<비나리>의 가사는 사랑이 찾아온 순간의 벅찬 설렘과 동시에, 혹시나 또다시 상처받지 않을까 두려워하는 사연자의 솔직한 심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큐피트 화살이 가슴을 뚫고 사랑이 시작된 날"로 포문을 열며 예기치 못한 운명적 만남을 말하지만, 이내 "생각하면 덧없는 꿈일지도 몰라"라며 불안함을 내비친다.

 

다만 곡이 고조될수록 심정은 두려움을 넘어 하늘을 향한 간절한 기원으로 이어진다.

 

"하늘이여 이 사랑 또 눈물이면 안돼요", "하늘이여 저 사람 영원히 사랑하게 해줘요"라는 절절한 구절은 곡명인 '비나리(복을 빌고 소원을 기원함)'의 의미처럼, 지난날의 아픔을 딛고 찾아온 마지막 사랑을 지켜내고자 하는 사연자의 순수하고도 절박한 소망을 담아내고 있다.

 

차 안에서 나지막이 퍼졌던 한 여인의 고백은 이제 시대를 넘어 많은 이들의 가슴을 적시는 명곡으로 남았다.

 

진심을 담아 부른 노래 한 곡이 한 사람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었는지, <비나리>는 오늘도 우리에게 사랑의 위대한 힘을 전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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