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의 심연

입력 2026년07월27일 20시23분 신원중 조회수 123


 

어둠의 심연, 스러지는 빛의 파편들.
그 너머로, 한 줄기 비단 바람이 일어난다.

붉은 꽃잎 같은 치마가 너울거리고,
새하얀 한복 소매가 공중을 휘젓는다.
찰나의 움직임은 선이 되어,
시간의 궤적을 그리며 춤춘다.

격렬한 요동 속에서,
한 분은 정물처럼 멈춰 서 있다.
품에 안은 고문서의 깊은 정막,
그 속에서 울려 퍼지는 내면의 소리.

다른 한 분은 영혼을 태우듯,
소용돌이치는 동(動)의 에너지를 발산한다.
보이지 않는 맥박,
그 숨결이 빛으로 화했다.

과거와 현재의 경계,
정(靜)과 동(動)이 어우러진 꿈같은 공간.
나는 이 살아있는 곡선의 향연을,
어둠 속에 영원히 가두어두고 싶었다.

스러져가는 기억이 아닌,
지금, 여기, 우리 앞에 약동하는,
잊히지 않을 전통의 숨결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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