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회초대전 작가를 만나다 (38)] 빛과 시간의 자전(自轉), 꽃을 우주로 치환한 환상의 미학, 장창근 작가

입력 2026년06월19일 10시40분 은형일 조회수 122

‘Light Spin Flower’의 개척자, 장창근 작가의 예술 세계를 읽다

[한국사진방송=은형일 기자] 카메라는 기록의 도구를 넘어, 인간의 눈이 미처 포착하지 못한 찰나의 진실을 시각화하는 예술적 프리즘이다.

 

사단법인 한국사진작가협회 본부 이사이자 강원특별자치도 지회장으로서 대한민국 사진계의 묵직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장창근 작가.

 

그가 2026 국회초대전을 통해 선보인 ‘Light Spin Flower’ 연작은 현대 사진예술이 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적 영토를 보여주고 있다.

 

장창근 작가는 강원도 사진대전 대상, 대한민국 어촌 어항 사진공모전 대상, 대한민국 사진대전 입선 등을 거치며 자연의 숨결을 포착하는 탁월한 심미안을 인정받아 왔다. 수십 년간 설악의 품에서 울산바위를 렌즈에 담아내던 그 끈질긴 기다림과 태초의 자연을 향한 응시는, 마침내 ‘꽃’과 ‘빛’, 그리고 ‘시간’이 결합한 독창적인 창작 기법인 ‘Light Spin Flower’로 만개했다.

 

작가는 꽃을 단순한 식물의 기관이 아닌, 생명력이 태동하고 순환하는 하나의 ‘소우주(Microcosmos)’로 해석한다. 렌즈의 프레임 안에서 회전하는 빛의 흐름은 현실의 형태를 해체하고 환상의 레이어를 덧입힌다.

 

이번 국회초대전에 출품된 5점의 마스터피스는 생명의 탄생부터 우주적 파동에 이르는 거대한 서사를 완벽한 시각적 궤적으로 증명해 내고 있다.

 

■ 출품작 1~5 정밀 예술 분석 및 스토리텔링

1) 생명의 씨앗


●예술적 분석: 화면의 정중앙에 자리한 백색 꽃의 중심부가 마치 블랙홀이자 화이트홀인 우주의 핵처럼 시선을 빨아들인다. 중심에서부터 바깥쪽으로 정교하게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나가는 연록색과 백색, 청색의 스핀(Spin)은 거대한 원초적 에너지를 형성한다.

 

●스토리텔링: 모든 우주와 생명의 시작은 가장 작고 미미한 ‘씨앗’에서 비롯된다. 작가는 회전하는 빛의 동심원을 통해 태초의 카오스(혼돈) 속에서 하나의 질서정연한 생명이 잉태되는 순간을 그렸다. 고요함 속에 감춰진 역동적인 탄생의 에너지가 빛의 순환을 타고 사방으로 뻗어 나간다.

 

2) 빛의 탄생


●예술적 분석: 온통 부드럽고 매혹적인 핑크빛 선율이 화면 전체를 지배한다. 중앙의 장미를 닮은 화형(花形)은 겹겹이 쌓인 빛의 층위로 변모했고, 주변을 감싸며 부드럽게 소용돌이치는 핑크빛 액체와 같은 마티에르는 시각적인 황홀경을 선사한다.

 

●스토리텔링: 어둠을 깨치고 솟아오르는 빛이 마침내 꽃이라는 생명체와 맞닿는 극적인 순간이다. 꽃이 빛을 머금고, 빛이 꽃의 형태를 빌려 세상에 존재를 드러낼 때, 세상은 이토록 따스하고 아름다운 분홍빛 축복으로 가득 찬다. 형태와 빛이 하나가 되는 ‘환희의 서막’을 은유한다.

 

3) 환상의 무궁화


●예술적 분석: 대한민국의 국화인 무궁화의 자줏빛 심지와 보랏빛 꽃잎이 중심에서 선명하게 존재감을 드러낸다. 이를 둘러싼 주변부는 강렬한 자색, 핑크, 백색의 빛이 마치 초속 수천 킬로미터로 회전하는 은하수처럼 소용돌이치며 몽환적인 공간감을 극대화한다.

 

●스토리텔링: 현실 세계에 단단히 뿌리내린 무궁화가 장창근 작가의 렌즈를 통과하는 순간, 시공간을 초월한 ‘꿈과 상상의 영역’으로 전이된다. 우리의 역사와 정신을 담은 꽃이 우주적 환상 공간 속에서 영원불멸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듯한 장엄함을 선사하며, 익숙한 것에서 낯설고 고결한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는 작가의 연출력이 돋보인다.

 

4) 녹색의 숨결


●예술적 분석: 화면 중심에 앙증맞게 피어난 백색의 작은 꽃무리와 초록색 꽃봉오리들이 청초함을 뿜어낸다. 주변의 회전 궤적은 짙은 녹색과 연두색, 그리고 묵직한 잿빛이 감도는 톤으로 구성되어 마치 깊은 숲속의 거대한 호수에 번지는 파문을 연상시킨다.

 

●스토리텔링: 이 작품은 자연이 인간에게 건네는 가장 순수한 ‘치유(Healing)의 메시지’다. 중심부의 작은 꽃들이 내쉬는 숨결이 빛의 흐름을 타고 거대한 초록빛 파동이 되어 보는 이의 영혼을 정화한다. 대자연의 가공되지 않은 생명력과 강인함이 부드러운 회전 속에 녹아들어 감동을 배가시킨다.

 

5) 생명의 파동


●예술적 분석: 촘촘하고 밀도 높게 피어난 보랏빛 국화과의 화형이 중심에 완벽하게 고정되어 있다. 그 주변을 호위하듯 겹겹이 밀려오는 보라색과 미색의 융단 같은 빛의 동심원들은 시각적 밀도감과 극도의 몰입감을 선사한다.

 

●스토리텔링: 생명은 정지해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움직이고 확장하는 파동이다. 꽃의 중심부, 즉 생명의 본질이 품고 있던 에너지가 임계점을 넘어 빛의 파동으로 온 우주 향해 퍼져나가는 형상이다. 삶의 환희와 존재의 울림이 시각적 소리로 변환되어 전해지는 듯한 예술적 극점을 보여준다.

 

■ 총평: 카메라로 쓴 빛의 대서사시

장창근 작가의 ‘Light Spin Flower’는 단순히 카메라의 셔터 스피드나 물리적인 회전 기법의 변주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찰나를 영원으로 붙잡아두려는 사진가의 열망과,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의 에너지를 시각화하려는 구도자적 탐구의 결과물이다.

 

현실의 꽃을 지워낸 자리에 빛의 시간성을 채워 넣음으로써, 그의 작품은 사진과 회화,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완벽히 허문다.

 

이번 2026 국회초대전을 통해 소개된 장창근 작가의 작품들은 삭막한 현대인들의 가슴 속에 대자연의 순수한 치유 에너지와, 우리가 잊고 살았던 우주적 생명의 경이로움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소중한 계기가 될 것이다. 대한민국 사진예술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린 그의 빛의 여정에 뜨거운 찬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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