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의 환대가 만나는 자리
오늘날 국제 현대미술은 새로운 형식을 만드는 일보다 서로 다른 기억과 존재를 연결하는 일에 더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경상북도와 경북문화재단의 2026 전시발간지원사업으로 개최되는 《두 개의 환대가 만나는 자리》는 이러한 시대적 흐름을 가장 선명하게 보여주는 전시 가운데 하나다.
2026년 여름, 가산산성 아래 칠곡문화예술위원회 복합문화공간 SAN55에서 열리는 이번 프로젝트는 《양 머리와 유목민의 기억》과 《존재와 감각의 축제: 일곱 공주들》 두 개의 전시를 통해 기억과 감각, 전통과 현대, 지역과 세계가 만나는 새로운 예술적 접점을 제시한다.
이번 전시의 핵심은 ‘환대(Hospitality)’라는 개념이다. 환대는 단순히 누군가를 맞이하는 행위가 아니다. 서로 다른 존재를 이해하고, 낯선 기억을 받아들이며, 타자의 경험을 자신의 삶 속으로 초대하는 문화적 태도다. 《두 개의 환대가 만나는 자리》는 바로 이 환대를 예술의 언어로 풀어낸다.
전시의 한 축인 《양 머리와 유목민의 기억》은 몽골 초원에 축적된 유목문화의 기억을 탐구한다. 유목민들에게 기억은 기록물이 아니라 이동의 경로와 몸의 경험, 그리고 공동체의 전승 속에 존재한다. 전시에 등장하는 ‘양 머리’는 생명과 공동체, 조상과 순환을 상징하는 문화적 표상으로 기능하며, 현대인들에게 잊혀진 자연과 공동체의 가치를 다시 묻는다.
반면 《존재와 감각의 축제: 일곱 공주들》은 인간 존재의 내면과 감각의 확장을 주제로 한다. 신화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구성된 전시는 기억과 욕망, 꿈과 희망, 불안과 상상을 시각적 언어로 풀어내며 전시장 전체를 하나의 감각적 축제로 전환시킨다. 관람객은 작품을 해석하기보다 먼저 경험하고 느끼며, 자신의 내면에 잠재된 기억과 감정을 마주하게 된다.
이번 전시가 특별한 이유는 단순한 국제교류를 넘어 기억의 구조 자체를 연결한다는 점에 있다. 몽골과 한국은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를 지니고 있지만 공동체 중심의 삶, 자연과 공존했던 시간, 세대를 통해 전승된 기억이라는 공통된 문화적 기반을 공유한다. 전시는 이러한 공통의 경험을 현대미술이라는 언어로 재해석하며 국가와 국경을 넘어선 공감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특히 수도권 중심의 문화 구조를 넘어 지역인 칠곡에서 국제 현대미술 프로젝트가 개최된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한국전쟁의 기억과 공동체의 역사가 살아 있는 칠곡은 이번 전시를 통해 지역이 세계와 직접 연결되는 새로운 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하게 된다.
《두 개의 환대가 만나는 자리》는 결국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
“기억은 어떻게 서로를 환대할 수 있는가.”
몽골 초원의 바람과 칠곡의 시간이 만나는 공간에서 관람객은 단순히 작품을 보는 것을 넘어 자신의 기억과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그 순간 예술은 더 이상 감상의 대상이 아니라 서로 다른 존재를 이해하게 만드는 가장 깊은 환대의 언어가 된다.
전시 개요
전시명·구성
《두 개의 환대가 만나는 자리》
《양 머리와 유목민의 기억》
《존재와 감각의 축제: 일곱 공주들》
전시 기간
2026년 6월 12일 ~ 7월 3일(1부, 2부)
전시장소
칠곡문화예술위원회 복합문화공간 SAN55
주최·후원
경북문화재단 · 경상북도
주관
칠곡문화예술위원회 공동대표 김정국 · 서세승 위원장
협력
몽골 블루선 현대미술센터 솔롱고 바트사이한 대표
특별 섹션 작가
김환기, 노민 볼드, 뱅크시, 시지르바타르 잠발수렌,
히식수렌 바트델게르 외.
참여작가
강성애, 김선경, 김재경, 김점희, 김종희, 배현숙, 손남숙, 정원찬 외
문의 칠곡문화예술위원회 010-6433-3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