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의 초상’ 金嘉中 蒙㐔奇行 실화극장

입력 2026년05월21일 14시01분 김가중 조회수 254

모스크바 갓다 온 친구 하나가 막잔을 목구녕에 쏘다붓고 내 귀에 독약을 들이 부엇다. 훗날 칭기스칸이 이날축 귓구멍에 펄펄 끄린 수은 붓는 드라마 쌍나발이다.

 

야 김가중거긴 천국이다.”

뭐가?”

모델이 길바다게 쎄빌넛다.”

개소리 하지마라.”

쪼코파이 한개면 나라가 흔들린다니까?”

 

그때 내가 영화 인터걸 을 봐삣거든.

부니기가 장난 아이다.

구소련이 갑자기 와르르 무너지니까 인민들 멘붕이 와삣다.

공산당은 도망가고 월급은 휴지되고 마트엔 빵도 없고.

나라 꼬라지가 카오스 그 자체였다.

 

친구가 씨부리는데 더 기가 매킨다.

야 거긴 스타킹 한짜기 외화벌이다.”

진짜?”

쪼코파이 뜯는 순간 눈빛이 흔들린다.”

 

소그로 생각햇다.

에이 설마

 

홧김에 서방질?

결국 홀라당 넘어가서 비양기 타 삣다.

 

모스크바 공항 딱 내리는데 말라비틀어진 마지맏 비가 질금거리고 있었다..

하늘은 잿빛.

공항 직원 표정은 삼년째 월급 못 받은 얼굴.

입국심사 아재는 사람 쳐다보는게 아니라 원수를 노려본다.

 

목적?”

예술

.”

한마디에 심장 어러부텄다.

 

도시로 들어가는데 와 씨

거리 지나가는 여자들이 전부 영화배우다.

아니 진짜로다가 다리는 은 젓가락 한 벌 허리는 콜라병 얼굴은 달걀 갸름하고 눈은 파란 유리구슬이다. 걸어가는 폼이 전부 모델 워킹이다. 순간 러시아 미사일 터진 줄 알았다. 정말로 충격이었다. “아니 이 나라 사람들은 출생신고 할 때 모델학원도 같이 등록하나?”

버스정류장 아가씨도 화보다. 빵집 누나도 런웨이급이다. 담배 피는 언니조차 화보 촬영중 같다. 근데 더 웃긴건 이 양반들은 자기 미모를 별로 대수롭게 안 여긴다.

 

나는 카메라 들고 벌벌 떠는데 걔들은 그냥

다 찍엇어?” 요런 표정이다. 자존감이 아니라 기본 스탯 자체가 다르다.

그때 만난 최애 모델들이 류바, 엘리자벳, 마샤, 파블로바. 이름부터 벌써 예술이다.

한국선 영자의 전성시대느낌인데 여긴 류바 파블로바.” 발음하는 순간 보드카 냄새 확이다.

 

야드른 진짜 아무데나 세워도 그림이다.

폐공장? 예술.

눈밭? 예술.

지하철 입구? 예술.

벽돌담 앞? 미쳤다. 나는 한 일이 없다. 진짜 원숭이처럼 셔터만 눌럿다.

 

찰칵.

찰칵.

미쳣다

찰칵.

이건 金賞감이다!”

옆에서 러시아 아재가 보드카 처바르다 말고 내 사진 보더니 호로쇼이러고 엄지 척한다. 근데 웃긴건 귀국해서 공모전 냇더니 상이 미친듯이 쏟아진다. 입상만 백오십개 넘어삣다. 나중에 어느 심사위원이 술자리서 귀뜸해따.

안 뽑 을라 카는데 손이 절로 가더라” “손은 니가 갓지 내가 민거 아니잖아

 

하여튼 그 시절 모스크바는 이상한 도시엿다.

나라는 무너지고 잇는데 거리엔 아름다움이 넘쳐흐르고 사람들은 춥고 배고픈데 눈빛은 또 처연하게 빛난다. 그래서 사진이 더 미쳐삣는지도 모른다. 예술인지 현실인지 술김인지 분간도 안 갓다. 훗날 내가 만든 사진집 제목이

 

M의 초상.

 

지금도 술자리서 누가 그 이야기 꺼내믄 사람들이 묻는다. “진짜 그렇게 이뻣냐?”

담배 한모금 빨고 천장 보다가 딱 한마디 한다. “거긴 길고양이도 모델상이엇다

 

진짜 지금도 술 한잔 처먹고 밤공기 차가우믄 갑자기 모스크바 냄새가 코끝에 스멀스멀 올라온다 아이가. 그 칙칙한 회색 하늘. 비는 질질 오는데 사람들 표정은 더 축축하다.근데 이상하게 그게 또 멋잇엇다.

 

그리고 상트페테르부르크의 그 야리꾸리한 이상한 바람와 씨 그 바람은 칼이다 칼.귀때기 스치믄 영혼까지 얼어붙는다. 근데 또 그 바람 맞고 잇으믄 괜히 러시아 문학 주인공 된 거 같다. “인생이란 무엇인가지랄 떨면서 담배 피는데 사실은 호텔비 떨어져가고 잇엇다.

알렉산드르 푸시킨의 도시 근처 대초원도 잊혀지질 않는다. 끝도 없다. 진짜 차 타고 세시간을 달려도 안죽도 들판이다.. 또 봄 되믄 들판에 샛노란 민들레가 미쳐삔다. 끝도 없이 핀다. 진짜 시야가 감당을 못한다.사진 찍다가 정신줄 놔삣다.

이거 너무 아름다우면 사람도 바람이 빠져 삐는구나아니 정신줄인가?”

거기다 바람 불면 민들레가 한쪽으로 촤아아아 눕는데와그 순간은 예술이 아니라 거의 신의 장난질이다.

 

하늘은 새파랗다가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오고 바람은 휘이이익 불고 멀리 지평선 끝엔 폐성 하나가 우툭 솟아잇다.

아니 이건 현실이 아니고 만화책 표지잖아?” 진짜 일본 만화책 보면 꼭 나오는 그 각이다. 까마귀가 까악까악울면서 날아가고 구름은 시커멓게 깔리고 폐성은 금방이라도 드라큘라 튀어나올 분위기다.

카메라 들고 벌벌 떨엇다. 추워서 떠는건지 감동해서 떠는건지 모르겟더라.

 

와 미친자작나무숲

하얀 몸통들이 줄줄 서잇는데안개가 스윽 끼면 거의 귀신영화다.그렇게 분위기 잡고 잇다가도 현실은 늘 개판이다.

러시아 아재 하나가 갑자기 다가와서토바리시!” 외치더니 보드카 병 들이민다. 분위기 깨질까봐 우아하게 병나방 불라캣는데 케엑~푸왓와 씨목구녕에 화염방사기 드러오는 줄 아랏다.

콜록콜록 거리니까 아재가 박장대소한다.

하하하하! 까레야!”“아니 아재당신 살인자야?”

그러고 또 어디선가 아코디언 소리 들려온다. 개는 짖고 까마귀는 울고 바람은 불고 알딸딸 취기는 오르고 카메라는 얼고.

근데 이상하게 그 chaos 속에서 사진은 미친듯이 잘 나왓다.

아마 러시아란 나라 자체가 그랫던 거 같다. 망해가는데 아름답고 슬픈데 웅장하고 춥디추운데 또 사람들 가슴은 뜨겁고.

그래서 아직도 가끔 꿈꾼다.

끄덥는 초원 우에 까마귀 몇 마리 나라가고 멀리 폐성 하나 서잇고 바람에 머리카락 휘날리며 카메라 들고 서잇는 꿈.

 

그리운 모스크바 그리고 페테르스브르크 안녕.....

꿩대신 닭은 아니었다. 타고난 역마살이 몽골을 향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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