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嘉中 fictiot 皇山之藝術Nude ‘황산의 황당한 하산길’

입력 2026년04월11일 12시58분 김가중 조회수 322

안휘성 황산 여정의 압권은, 이 세상 누구도 감히 시도하지 못할 기상천외한 미션이었다.

바로 황산 정상에서의 누드 촬영.

무모하고도 황당했지만, 그 끝에서 우리는 불멸의 예술작품을 탄생시켰다.

 

여정은 시작부터 불길했다.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태풍은 무지막지한 폭우를 퍼부으며 우리를 압박했다.

마치 세상을 통째로 쓸어버리려는 악의 화신처럼, 안휘성 일대를 집어삼킨 그 기세는 수십 년 만의 재앙이라 불릴 만했다. 이대로라면 이번 촬영은 시작도 못 한 채 끝날지도 모른다는 불안이 짙게 드리워졌다.

 

끈질기게 조여오는 태풍의 숨 가쁜 추격의 두려움, 한 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우리는 결국 사자봉에 올랐다. 그리고 기적처럼, 그 순간이 찾아왔다.

 

흩뿌리는 빗줄기가 몰고 온 짙은 안개 속에 위용을 드러낸 사자봉의 기암절벽은 와호장룡의 장쯔이같이 낙하의 시퀀스를 연출하기엔 안성맞춤의 장소였다. 하지만 우리들의 목적은 절벽 낙하의 작품이 아니었다. 기기묘묘한 자연에 신비로운 인체를 더하여 역사상 가장 신묘한 자연의 예술이 목적이었다.

 

우리는 자연 위에 또 하나의 자연을 더하고자 했다.

기기묘묘한 산세 위에 인간의 몸을 얹어,

세상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예술을 창조하는 것.

 

지금 생각해도 믿기 어렵다.

어떤 미지의 힘이 도운 것이 아니라면, 결코 완수할 수 없는 미션이었다.

 

사실 황산 정상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이미 난관이다.

인산인해 봉우리마다 사람들로 코팅이다, 발 디딜 틈조차 없다.

그 속에서 한 장의 작품을 완성한다는 것은, 에베레스트 등정에 비견될 만큼 어려운 일이었다.

 

우리는 해냈다.

폭풍과 공포, 그리고 수많은 변수 속에서

결국, 황산 정상에서 우리는 불멸의 흔적을 남겼다.

 

또 하나의 무식한 미션은 비와 안개를 무시한 야간 누드 촬영이었다.

안개와 비가 뒤엉킨 밤, 자연의 거부를 무시한 채 감행한 야간 누드 촬영.

 

그 순간, 이성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어떤 힘이 우리를 감싸고 있었다.

마치 이 산 자체가 숨겨진 예술을 완성시키기 위해 우리를 시험하고, 동시에 돕고 있는 듯했다. 나는 지금도 믿는다. 그 밤의 결과물은 인간의 기술이 아니라, 황산이 허락한 기적이었다고.

 

그리고 마지막,

황산은 어처구니없는 행운 하나를 더 얹어 주었다.

로또 당첨보다 어렵다는 일출.

 

미친 듯 몰아치던 태풍의 눈 사이,

우리는 믿기지 않는 타이밍으로 그 빛과 마주했다.

 

그것은 단순한 해돋이가 아니었다.

하늘과 구름, 바람과 절벽이 동시에 숨을 멈춘 순간

세상이 단 한 장의 그림으로 고정된 듯한, 극치의 아름다움이였다.

 

황산산행은 마치 기기묘묘한 만리장성을 쌓아 올리는 긴 여정 같았지만,

실상은 알집으로 압축된 하룻밤의 꿈이었다.

 

어제 정오, 산 아래 중국식당의 원탁을 빙빙 돌리던 순간에서 시작된 이 여정은

케이블카를 타고 북해 산장에 도착하면서 급격히 현실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짐을 내려놓자마자 사자봉으로 향했고,

첫 번째 미션은 숨 가쁘게 성공.

 

이른 저녁 후, 우리는 다시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다.

빛 하나 없는 산길을 더듬으며, 또 하나의 불가능 야간 촬영을 완수했다.

 

밤은 깊어졌고, 별빛은 주먹만큼 커져 우리 위로 쏟아졌다.

일부는 황산 최고의 일출 명소인 광명정으로 향했고,

나머지는 호텔 근처 봉우리에서 각자의 자리를 잡았다.

 

굳이 황산의 태양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단순하다.

이곳의 해는 누구에게나 쉽사리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운해와 함께 떠오르는 그 태양을 마주하는 순간

그건 감동이 아니라, 심장마비를 걱정하게 만드는 위대한 충격이다.

 

기암절벽, 소나무, 그리고 운해.

사람들은 황산 3절이라 부른다.

 

하지만 그 셋조차도 아무에게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그 모든 것을 만난 것도 모자라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출까지 마주했다.

 

여기까지가 인류 85억이 바라는 행운이라면,

우리는 그 위에 하나를 더 얹었다.

 

예술! 그리고 또 예술!

이 모든 것이 과연 인간의 힘만으로 가능했을까.

나는 아직도 대답하지 못한다.

 

놀랍게도,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전 11시 케이블카 예약 시간에 맞춰 우리는 서둘러 체크 아웃을 했다.

이 믿을 수 없는 황홀한 여정이, 고작 하루도 채 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시간은 하루를 다 채우지도 못했지만

우리가 지나온 세계는 분명 다른 차원의 것이었다.

 

~ 여러분~ 케이블카 타러 가는 길에 사진 스팟 몇 개 있습니다~ 이동하면서 찍어보세요~!” “이동하면서요? 이게 사람 이동인지 인산인해 파도타기인지

어쨌든 오전 11시까지 운곡 케이블카 승선장 집합. 남은 시간? 고작 1시간 남짓.

인산인해 전술: 이거 중국에서 출발한 것 맞죠. 관광객 대폭발! 노란 모자 군단 등장. ‘인간 파도? 인해전술 비로소 실감노란 모자 수천 명이 산길을 꽉 채우고 밀려오는데, 시끌벅적 와글와글 황산이 아니라 황소음넋이 나가 하늘마저 노랗게 보인다.

? 왜 거꾸로 가고 있지??”

인해의 파도에 떠밀려 반대 방향으로 자동 후진 중. 일행은 다 흩어져 사라지고, 갑자기 공포감 급상승. 등짝과 이마에 땀방울 몽필생화...

젖 먹던 힘까지 써서 겨우 탈출 성공살았다안도감 급 후퇴

이번엔 빨간 모자 군단 등장.

아니 색깔별로 웨이브가 오네다음은 파란 팀인가요??”

이게 진짜 황산의 얼굴이구나풍경 명소가 아니라 인류 밀집 체험장

그 와중에 사람들 어깨랑 다리 사이로 잠깐씩 보이는 황산 풍경.

잠깐 보였는데도 미쳤다이건 진짜 인정사람이 문제지 풍경은 무죄다

황산을 오르지 않으면 중국인이 아니다.” 정말 15억 인구가 다 몰려올 기세다.

 

갑자기 알마티에서 누드 촬영하던 일화다.

카자흐스탄의 끝없는 초원 위, 바람은 늘 그렇듯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불어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날은 조금 달랐다. 한국에서 온 사진작가들이 자연과 인간의 순수함이라는 거창한 주제로 누드 촬영을 하겠다며 이곳까지 날아온 것이다.

 

촬영 준비가 한창일 때, 근처에서 말을 타고 지나가던 까작 청년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다가왔다. 그 옆에는 어디서 나타났는지 모르게 중국인 관광객도 다가왔다.

 

중국인이 먼저 까작(카자흐인들은 국민들 중 몽골계를 까작이라 하며 한국인과 거의 흡사한 생김새다)에게 물었다.

너 거는 인구가 얼마나 되노? 우린 15억에서 곧 20억으로 달리고 있다.”

까작인 청년은 잠시 하늘을 보더니 코웃음을 쳤다.

우라질 중국 놈들, 지구를 다 말아먹을 속셈이군. 그 짓 외엔 할 일이 없다냐? 우리는 이제 겨우 1천만 돌파했다.”

그럼 너거 국민들끼리 서로 다 알아보겠네? 금새 이름 다 외우지? 우린 한자도 다 외우는데

까작인 청년이 고개를 갸웃했다.

한자가 몇 개인데?”

대략 10만자쯤 되지.”

까작인 청년은 진지하게 말했다.

그거 다 외우려면다른 생각은 언제 하냐?”

촬영팀은 웃음을 참느라 카메라가 흔들렸다.

 

오래전 중국과 카자흐의 사이가 벌어졌을 때 얘기다, 마을에 급보가 전해졌다.

중국인들이 천산 너머 쳐들어오고 있다!”

마을 사람들이 긴급회의를 열었다. 카자흐 전사 하나가 호기롭게 외쳤다.

오는 대로 다 아작을 내야지!”

근데 중국인들은 인구가 얼마나 되지?”

“10억은 넘지아마.”

 

전사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긁적였다.

에고그 많은 사람들을 어디에다 다 묻지?”

 

그날 촬영 컨셉은 인간의 순수함이었지만, 결과물은 전부 웃음 때문에 흔들린 사진뿐이었다.

 

운곡 케이블카 승선장

저거 봐! 곤돌라 날아다니는 거 완전 UFO 아니냐?”

야 사진 찍어, 사진! 인생샷 각이다!”

찍고 있거든?! 잠깐만?”

왜 그래, 표정 왜 갑자기 굳었어?”

큰일 났다

뭐야 또 배터리야?”

아니포커스가M이야

?? 언제부터??”

기억이 안 나어제 별 찍는다고 호텔 지붕에 올라갔을 때 그때그때 주먹만 한 별들이 정수리를 후려친 건 기억 나는데...”

설마지금까지 다?”

전부초점 나감

황산 환상 일출도 찍었잖아

그거다 흐림

인파들 다리 사이로 찍은 것도?”

이건 진짜 시간 돌려야 되는 거 아니냐?”

지금 그 말이 제일 아프다

(잠깐 정적)

야 근데 혹시 무한대 맞춰져 있었으면 괜찮은 거 아냐?”

그랬으면 내가 이 표정이겠냐

그렇지

그래도 잠깐! 18-55F8 이상이면 대충 맞지 않냐?!”

희망 회로 돌리지 마라

그래도 혹시 몰라몇 장은 살았을 수도

몇 장찾으려고 지금 여기까지 온 거냐

아니일단 되돌아간다!”

어디까지?”

갈 수 있는 데까지!!”

와 진짜 집념이다

(헉헉거리며 되돌아감)

야 여기서 다시 찍어! 초점 맞췄지??”

맞췄다! 이제 맞췄다!!”

그래이제라도 정신 차렸네

시신봉 올라갈까?”

저 줄 봐라오늘 안에 못 올라간다지금 줄 서면 내일 아침 일출은 가능할 거다

포기하자

그래그냥 보이는 대로 찍어

(찰칵 찰칵)

야 오늘 교훈 뭔지 아냐?”

머리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

그거 중국 현자가 한 말이지?”

아니, 방금 내가 했다.”

, 취선 이백이 바로 옆에 있었네

 

行路難(행로난) -李白(이백)

 

金樽清酒斗十千(금준청주두십천)玉盤珍羞直萬錢(옥반진수치만전)

停杯投箸不能食(정배투저불능식)拔劒四顧心茫然(발검사고심망연)

欲渡黃河冰塞川(욕도황하빙새천)將登太行雪滿山(장등태행설만산)

閑來垂釣碧溪上(한래수조벽계상)忽復乘舟夢日邊(홀복승주몽일변)

行路難(행로난)行路難(행로난)多岐路(다기로)今安在(금안재)

長風破浪會有時(장풍파랑회유시)直挂雲帆濟滄海(직괘운범제창해)

 

금 술동이의 맑은 술은 천금의 열 배이고

옥쟁반의 진수성찬 만전의 값이지만

 

잔 멈추고 젓가락 놓은 채 먹지 못하고

검 빼들어 사방을 둘러보아도 마음은 막막하구나

 

황하를 건너려니 얼음이 강을 막고

태행산(太行山)을 오르려니 눈이 산에 가득하여

 

한가롭게 낚싯대를 푸른 시냇가에 드리우다

홀연 다시 배를 타고 장안 가는 꿈을 꾸네

 

가는 길 어려워라, 가는 길 어려워라

갈래 길 많은데 내 갈 길은 지금 어디

 

긴 바람 타고 물결 헤치며 갈 날이 있으리니

구름 같은 돛 달고 창해를 건너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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