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嘉中 fictiot 皇山之藝術Nude ‘皇山之頂上 夜間Nude撮影’

입력 2026년04월08일 10시49분 김가중 조회수 298

((황산의 정상은 밤이 되자 더 이상 인간의 산이 아니었다. 낮 동안은 관광객들의 웃음소리와 카메라 셔터 소리로 가득하던 그곳이, 어둠이 내려앉자 전혀 다른 세계로 변해 있었다.

 

야간 촬영을 시작했을 때부터 묘한 기분이 들었다. 모델은 이미 지쳐 눈물을 떨구고 있었고, 대원들 역시 말수가 줄어들었다. 비와 안개가 번갈아 스며드는 공기는 숨을 들이쉴 때마다 폐 속까지 젖어 드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나는 멈출 수 없었다. 이런 안개, 이런 빛, 이런 밤은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랜턴을 든 관광객들이 멀어질수록, 우리 주변은 점점 고요해졌다. 아니, 고요해진 것이 아니라다른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바람도 아닌데 나뭇가지가 스치는 소리. 물방울이 떨어지는 리듬과 어딘가 어긋난 발걸음 같은 울림.

 

감독님들으셨어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조명을 하나 더 켰다. 희미한 빛이 안개를 가르며 숲을 비추자, 순간적으로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

 

사람이었다.

아니, 사람처럼 보였지만걸음이 이상했다. 발이 바닥에 닿지 않는 듯, 미끄러지듯 움직이고 있었다.

 

저기누가 있어요!”

모델이 울먹이며 손을 뻗었다. 그녀가 가리킨 방향에는 아무도 없었다. 다만 안개만이, 방금 전까지 누군가 서 있었던 자리처럼 천천히 갈라지고 있었다.

나는 카메라를 들어 올렸다. 본능적으로 셔터를 눌렀다.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찰칵.

 

그 순간, 안개 속에서 수십 개의 작은 빛이 동시에 떠올랐다. 마치 눈동자처럼, 혹은 오래된 등불처럼. 그것들은 우리를 향해 천천히 움직였다.

 

조명!”

누군가 외쳤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빛이 강해질수록, 그것들의 형태가 드러났다. 바위와 나무 사이에 서 있는 형체들. 옛 복식을 입은 사람들처럼 보였지만, 얼굴은 흐릿했고 눈만이 또렷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우리를 보고 있었다.

모델이 울음을 터뜨렸다. 그 순간, 가장 가까이 있던 형체 하나가 고개를 기울였다. 마치 그 울음을 이해하려는 것처럼. 그리고 아주 천천히, 입을 열었다.

 

우리를비추는가

그 목소리는 바람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었다. 여러 겹의 소리가 겹쳐진 듯, 오래된 동굴 속 메아리처럼 울렸다.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두려움보다 먼저 든 생각은 단 하나였다.

 

이건찍어야 한다.

손이 떨리면서도 다시 셔터를 눌렀다.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찰칵.

플래시가 터지는 순간, 모든 형체가 일제히 사라졌다.

 

안개도, 빛도, 소리도.

그저 다시 황산의 밤이 돌아왔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 한밤중의 기상천외한 촬영인지라 맛이 간 상태에서 뜬금없는 스토리를 엮어 보았지만 현실은 아래와 같았다. 즉 위는 허구고 아래는 사실이다.

 

야간 촬영을 할 것이다. 다 반대했지만 내일은 하산이다. 오늘 아니면 영원히 황산의 밤은 없었다. 모델양은 새벽부터 시작된 황산의 산행에 이미 녹초가 되어 닭똥 같은 눈물을 떨구고 있었지만 강행하기로 했다. 비와 안개가 교대로 왔다 갔다 하는 이런 날씨에....비를 맞더라도 이런 자욱한 안개를 그냥 놓치기엔 너무 아까운 기회가 아니던가? 이른 저녁을 챙겨 먹은 우리들은 비옷을 챙겨 입고 찬비가 흩뿌리는 칠흑같이 어두운 황산의 봉우리를 향하여 야간산행을 시작했다.

 

황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하더라.

 

한밤중인데 아직 관광객들이 랜턴을 들고 오가고 있다. 저 관광객들이 다 내려간 이후 빈 산이어야만 옷을 벗을 수가 있다. 또 오랫동안 기다려야만 되었다. 으이그 극성맞은 중국인들.....

 

빗발은 약해졌지만 안개는 여전히 짙었다. 한국에서 준비해간 두 어 개의 휴대용 조명을 안개가 자욱한 숲에 비추자 환상적인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환상보다는 아 이것이 황산이구나!”하는 느낌을 주고 싶은 것이 연출자로서의 바램이었지만 그것은 욕심이었다. 황산을 황산답게 촬영해 내려면 와호장룡 영화 장비보다 더 많은 장비와 발전차와 조명과 특수효과 등 더 많은 예산을 들여 기암절벽 구석구석에 목숨을 걸고 조명을 설치하면 될 것이다.

 

젠장 갑자기 비안개가 귀신같이 싹 사라지고 하늘이 뚫어뻥이다.

별들이 파티라도 여는 모양이었다. 아니면 우리를 구경하러 온 건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보니 그럴 만도 했다.

이 산이 생긴 이래, 이런 식으로 체면이고 뭐고 다 벗어던지고 난리치는 인간들은 처음이었을 테니까. 이 신령스러운 산에서 감히 옷을 벗다니.

 

별들의 입장에서는 제사를 올리는 의식쯤으로 보였을 수도 있다.

아니면 갑자기 나라라도 세우려는 줄 알았을지도 모르지.

저 인간들, 지금 천명 받으려고 저러는 건가?”

별 하나쯤은 그렇게 중얼거렸을 것이다.

 

혹은 도를 닦아 신선이 되려는 수련으로 보였을 수도 있다.

문제는, 신선이 되기엔 자세가 너무 민망했다는 점이다.

 

원래 이 산의 이름은 이산(彛山), 그러니까 시커먼 산쯤 되는 이름이었다.

그걸 당나라 현종이 여기서 황제가 불로장생을 깨달았다더라는 소문 하나 듣고 皇山으로 바꿔버렸다.

 

황제의 산.

그런데 그 정상에서 벌거벗은 인간들이 정체불명의 의식을 치르고 있다.

이쯤 되면 하늘에서도 의견이 갈렸을 것이다.

 

신선 수련이다.”

아니다, 새로운 나라 건국 의식 중이다.”

둘 다 아니고 그냥 미친놈들이다.”

 

만약 도를 닦는 것도 아니라면, 남은 가능성은 하나였다.

무술 수련. 아마도 그들은 스스로를 훗날 무협지에 등장할 황산파의 전설적인 고수쯤으로 상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물론 현실은,

밤공기에 떨면서 이상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민망한 인간들일 뿐이었지만.

 

어쨌든 확실한 건 하나였다.

우주가 생겨난 이래, 이보다 더 기상천외한 구경거리는 없었을 것이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던가? 천신만고 끝에 얻은 작품은 기상천외한 만고의 걸작이다.

 

월하독작(月下獨酌) -이백

 

花間一壺酒 (화간일호주): 꽃 사이에 한 병의 술을 놓고

獨酌無相親 (독작무상친): 친한 이 없어 홀로 마시네

舉杯邀明月 (거배요명월): 잔을 들어 밝은 달을 맞이하니

對影成三人 (대영성삼인): 그림자까지 비추니 셋이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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