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진방송=은형일 기자] 전통의 깊은 숨결 속에 현대적인 직관을 불어넣으며 화단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는 김수민 작가가 ‘2026 국회초대전’의 59번째 작가로 선정되어 뜻깊은 전시를 펼칠 예정이다.
김수민 작가는 대한민국현대여성미술대전에서 서양화 부문 장려상과 민화 부문 특별상을 동시에 거머쥐고, 한국미술대전 대상을 수상하는 등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독보적인 스펙트럼을 증명해 온 작가다.
이번 국회초대전에 출품된 5점의 작품들은 전통 민화가 가진 따뜻한 해학과 서양화의 과감한 추상성이 한 화폭에서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김 작가는 작가노트를 통해 “민화는 일상에서 쉽게 마주하는 소박한 이야기와 따뜻한 정서를 담아내는 가장 인간적인 예술”이라며,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나 가장 자유롭고 솔직한 나만의 색깔과 이야기를 펼칠 수 있는 도화지 같은 존재”라고 작업의 소회를 밝힌 바 있다.
■국회초대전 출품작 1~5 정밀 예술 분석 및 스토리
이번 전시에서 공개된 김수민 작가의 출품작들은 시공간을 초월한 감정의 궤적을 그리며 관람객들에게 깊은 시각적 울림을 선사한다.
◎ 거친 붓터치 속 피어나는 우주적 생명력
●예술적 분석: 강렬한 적색과 황토색, 그리고 차가운 청색의 대비가 화면 전체를 거칠고 역동적인 임파스토(Impasto) 기법의 붓자국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 중심을 가로지르는 검고 묵직한 줄기 끝에 매달린 둥근 형상은 마치 혼돈 속에서 중심을 잡고 있는 인간의 내면이자 대지를 뚫고 올라온 생명의 씨앗을 상징한다.
●스토리텔링: 서양화적 기법의 과감한 터치 속에서도 한국 전통 오방색의 정서가 절묘하게 배어있다. 삶의 거친 풍파 속에서도 결코 꺾이지 않는 인간의 염원과 생명력을 직관적인 추상화로 풀어낸 수작이다.
◎ 시공간을 초월해 가상의 길을 걷는 조선의 선비들
●예술적 분석: 황금빛 배경 위로 갓을 쓴 조선의 선비들이 한 방향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고 있다. 인물들의 섬세하고 정적인 선묘와 대조적으로, 화면 하단은 오방색 계열의 사각형 패턴들이 모자이크처럼 추상적으로 나열되어 현대적이고 감각적인 공간감을 연상시킨다.
●스토리텔링: 과거의 인물들이 현대적인 색면 추상의 공간 위에 공존하는 이 작품은 '시간과 공간의 교차'를 이야기한다. 전통과 현대, 구상과 추상의 경계선 위를 끊임없이 탐구하는 작가 자신의 예술적 여정을 선비들의 발걸음을 통해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 현대적 세련미와 온화함으로 재해석된 전통 미인도
●예술적 분석: 전통 회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풍성한 가체와 은은한 색조의 한복, 그리고 수줍은 듯 노리개를 만지는 여인의 손길이 극도로 섬세하고 우아한 필선으로 묘사되었다.
●스토리텔링: 김수민 작가가 가진 전통화에 대한 깊은 이해도와 탄탄한 필력을 대변한다. 작가는 단순히 과거를 복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인의 여유롭고 온화한 표정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가장 인간적이고 친근한 위로"라는 민화 본연의 따뜻한 정서를 온전히 건넨다.
◎ 우주의 질서와 태평성대의 찬가, 현대적 일월오봉도
●예술적 분석: 조선 왕실의 상징인 일월오봉도(日月五峯圖)를 작가만의 독창적인 색감과 현대적 변주로 재해석했다. 좌우 대칭의 완벽한 균형미 속에 붉은 해와 흰 달, 그리고 힘차게 뻗어 나가는 파도와 오봉(五峯)이 선명한 청록과 적색의 대비로 살아 움직인다.
●스토리텔링: 과거 왕의 권위와 태평성대를 기원하던 문양은 김수민 작가의 손끝에서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안녕을 바라는 '친근한 위로의 메시지'로 탈바꿈한다. 굳건한 바위산과 멈추지 않는 폭포는 영원한 생명력에 대한 찬가다.
◎ 다층적 선들의 융합이 만든 내면의 추상 풍경
●예술적 분석: 무수한 격자무늬와 수평·수직의 선들이 겹겹이 쌓여 깊이감을 만들어내는 대형 서양화 작품이다. 어둠 속에서 번져 나오는 노란빛과 푸른빛, 붉은빛의 잔상들이 마치 거대한 도시의 야경이나, 혹은 기억의 틈새를 들여다보는 듯한 몽환적인 착시를 일으킨다.
●스토리텔링: 민화의 '책가도'나 '문자도'에서 볼 수 있는 정연한 구조적 질서감을 현대 추상화의 다층 구조(Layer)로 환치시킨 듯한 인상을 준다. 수많은 선의 얽힘은 인간 삶의 소박한 이야기들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우주를 이루는 과정을 시각화한 것이다.
■ [기자 수첩]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허무는 단단한 예술적 주관
김수민 작가
김수민 작가의 예술 세계는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라는 이분법적 틀에 갇히지 않는다. 김수민 작가의 단아하면서도 심지 있는 눈빛은 장르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단단한 예술적 주관을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그는 겸재정선미술관 전시를 시작으로 카자흐스탄 문화교류전, 서울국제비엔날레 문화대상, 일리벨리노 레오나르도다빈치 아트갤러리 초대전 등을 통해 이미 국내를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도 그 가능성을 널리 인정받았다.
또한 늘솜 갤러리, 인천 신석 도서주간 기념행사, 인천 서구 청소년센터 대형컬렉션 개인전 등을 연이어 개최하며 지치지 않는 창작 에너지를 뿜어내고 있다.
"세련된 기교보다 삶의 해학과 염원을 솔직하게 풀어내고 싶다"는 김수민 작가. 이번 2026 국회초대전은 그가 펼쳐 보이는 자유롭고 솔직한 '도화지' 속으로 걸어가, 지친 일상에 따뜻한 위로와 격조 높은 예술의 품격을 선물 받을 수 있는 최고의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