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우(時雨) #김영재홈 ‘길 끝에서 만난 바다와 인간군상’

입력 2026년06월11일 18시19분 시우(時雨)김영재 조회수 252

https://koreaarttv.com/syuoo

동양의 미니멀리스트

 





 

시우(時雨) 김영재 개인전 길 끝에서 만난 바다와 인간군상2459~21일까지 인사1010갤러리에서 열린다.

 

김영재 작가의 이번 전시는 단순한 사진전이 아니다. 한 폭의 동양 수묵화처럼 숨을 죽인 바다와, 숟가락으로 형상화한 인간 군상의 설치미술이 서로를 비추며 사진과 조각이라는 두 개의 장르를 하나의 궤도 위에서 교차시킨다. 서로 다른 예술 언어가 충돌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철학을 향해 나란히 달리는 새로운 서사의 레일을 만들어낸 것이다.

 

바다는 그의 화면에서 풍경이 아니라 비움의 철학이다. 군더더기를 지워낸 하이키의 공간 속에서 수평선은 경계가 아니라 사유의 선이 되고, 물결은 소리를 잃은 먹빛의 붓질이 된다. 뉴욕 언론으로부터 바다의 미니멀리스트라는 평가를 받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카메라로 바다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바다를 통해 침묵을 그려낸다.

 

반면 설치미술은 정반대의 방향에서 인간의 본질을 파고든다. 차갑고 일상적인 숟가락 수백 개가 의자를 향해 기어오르는 장면은 단순한 오브제가 아니다. 그것은 마치 수많은 생명이 단 하나의 가능성을 향해 질주하는 원초적 에너지이며, 동시에 돈과 명예, 권력이라는 좁은 정상에 오르기 위해 서로를 밀어내는 현대인의 초상이다. 평범한 식기가 그의 손을 거치면 인간 욕망의 군상이 되고, 하나의 사회학적 풍경이 된다.

 

특히 의자라는 상징은 흥미롭다. 의자는 단지 앉는 도구가 아니라 권력의 자리이며, 인간이 끝없이 욕망하는 정상의 은유다. 그 아래에서 위를 향해 몸부림치는 숟가락들은 경쟁과 생존, 희망과 허무가 뒤엉킨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보여준다. 가장 일상적인 사물이 가장 철학적인 질문을 던지는 순간이다.

 

김영재 작가의 예술은 결국 비움과 욕망의 변증법이라 할 수 있다. 바다는 모든 것을 지워 존재의 본질을 묻고, 숟가락은 모든 욕망을 드러내 인간의 실체를 폭로한다. 침묵과 소란, 고요와 경쟁, 자연과 문명이 한 전시장 안에서 서로를 비추며 하나의 거대한 서사를 완성한다.

 

작가는 장터사진으로 시작해 바다사진, 그리고 숟가락 조형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결국 나의 예술 여정이었다. 그 안에 삶의 호흡이 있었고 깨달음이 있었다. 내 인생이 담긴 자서전이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의 이번 전시는 작품을 감상하는 자리가 아니라, 인간이 어디에서 왔으며 무엇을 향해 오르고 있는가를 묻는 철학적 풍경이다. 카메라는 풍경을 찍고, 숟가락은 인간을 세우지만, 두 작품이 끝내 도달하는 곳은 하나다. 예술은 결국 사물을 재현하는 기술이 아니라 존재를 사유하는 언어라는 사실을 조용히 증명하고 있다.

 

-글 김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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