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봉도 앞에서
밤하늘에 올린 금을
숨처럼 덥힌 우리 그림, 오봉도.
붉은 해가 떠오르는 건
밤을 쉬지 않고 날아야 했기 때문일까.
검은 하늘을 건너 붓끝은 국경을 넘고,
브라질 상파울루까지 같이 가보겠다고 약속이라도 한 듯.
밤새 쉬지 않고 완성된 작품은
평택에서 학교까지
한 걸음으로 달려온 마음 같다.
발이 아니라 혼이 먼저 도착한 거리.
이 그림 앞에 서면
설명할 수 없는 힘이 솟아난다.
누군가의 정신이 묻고,
우리는 대답 대신 숨을 고른다.
혼이 담겨서일까.
아니,
혼이 돌아오게 해서일지도
모른다.
검은 밤 위에 금이 빛나듯
우리는 이 그림 앞에서
잊고 있던 자신을
다시 떠오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