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에서의 회상

입력 2025년06월16일 19시53분 박정현 조회수 1280

시골 폐교에서

폐교에서의 회상

(권곡眷榖) 박정현

잠시 멈춰 선 폐교 운동장에
코 흘리던 어린 시절 친구들을 떠올리며
혼자 멍하니, 짧은 여행을 떠나본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아이들 웃음소리,
오재미, 고무줄, 자치기, 제기차기, 땅따먹기…
왁자지껄 귓가에 울리며
기억 저편 머릿속을 간질인다.

솜바지에 색동저고리,
코를 훔쳐 반질반질해진 옷소매,
놀다 보면 시간은 왜 그리도 짧았던지.

선생님이 종을 울리며
"얘들아, 수업 시간이다" 손짓하면
우르르 교실로 달려 들어가
검정 고무신 가지런히 놓고
말없이 자리에 앉아 공부했지.

때마침 반가운 듯 까치가 노래하고
나는 꿈에서 깨어 눈을 떴다.

폐교 앞, 굳건히 서 있는 이순신 장군,
근엄한 눈빛에 칼을 찬 모습.
그 옆엔 소녀가 책을 읽으며
다소곳이 시 한 편을 짓고 있다.

이름 모를 잡초와 들꽃들이
운동장을 가득 메우고
바람 따라 아름답게 춤을 춘다.




 

결제하실 금액은 원 입니다.
무통장 입금시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