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산 살모사!

입력 2020년12월02일 14시26분 김가중

n번방의 자연인

북한산 살모사, n번방의 자연인

 

https://youtu.be/UmWIiSappZU

 

북한산에 살모사가 살고 있을까?

50여 년 전 부터 북한산 자락에서 살고 있었지만 살모사를 만나 것은 두 서너 번뿐이다. 올해 설악산을 세 번 갔는데 곰배령, 12선녀탕, 금강산 신선대 등인데 세 번 다 살모사를 만나서 촬영을 한바 있다. 그때는 카메라를 가져갔기에 신선대에서 만난 살모사는 아주 선명하게 촬영했다.

 

북한산에도 살모사가 살지만 아주 희귀한 것 같다. 3~5번 정도 산행을 하는 편인데 50년 만에 두서너 번 밖에 못 만났다는 것은 확률적으로 아주 드물기 때문일 것이다. 평생 동안 설악산 3번 갔는데 3번 다 살모사를 만났다는 것은 그만큼 흔하다는 뜻일 것이고...

 

오래전 그때는 힘이 넘쳐 북한산을 뛰어 다녔는데 무거운 카메라장비와 삼각대를 들고도 보국문 능선 혹은 대성문에서 집(청수장)에까지 25분이면 내려올 수 있었다. 이렇게 빠르게 달리다가 공중에서 발견한 것이 살모사였다. 똬리를 틀고 앉아있는 곳이 하필이면 길의 한가운데였다. 녀석은 퍽 큰 편이라 소쿠리 같았다. 깜짝 놀라 공중에 뜬 채로 급히 보폭을 넓혀 녀석을 뛰어 넘으며 미끄러져 자빠지고 말았다. 다행히 녀석을 발로 밟지도 않았고 넘어지면서 손으로 짚지도 않았다. 나도 놀랬지만 더욱 놀란 것은 녀석이었다. 허급지급 달아난다는 것이 제자리에서 꿈틀거릴 뿐이었다. 녀석이 있던 자리의 흙이 움푹 파일정도로 용을 쓴 것이었다.

 

그 후 수십 년 동안 살모사를 만난 적은 없다. 지금은 그런 것들에 애착도 없어졌지만 한동안은 도토리나 버섯 따위를 채취하느라 온 숲을 누비고 다닌 적도 있었다. 낙엽이 무릎까지 빠지는 외진 숲에서도 이들을 만나적은 없었고 그런 걱정조차 해 본적이 없다. 요즈음은 멧돼지가 흔해 빠졌지만 당시엔 그 마저도 없었다.

 

북한산으로 처음 이사 갔을 때 우리 집 마당까지 여우가 내려온 적이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환경이 살아 있었다. 자아넨종 양을 키우는 아랫마을 노인네는 양을 잡아 먹으로 들어온 늑대를 몽둥이로 두들겨 패며 사투를 벌이기까지 했었다. 무슨 록키산맥 이야기 같겠지만 사실이다. 불과 수십 년 만에 환경이 망가지고 여우든 늑대든 완전멸종을 하고 말았지만....

한때는 들개와 친구가 되어 몇 년 어울려 산행을 한 적도 있고 이 개와 산행을 하다 등산객들에게[ 욕도 많이 얻어먹었다. “그렇게 큰 개를 묶지도 않고 데리고 오면 어떻게 해요?” “우리 개 아닌데요.” “아니 말 같잖은 소리 하지도 말아요. 임자 없는 들개가 사람을 왜 따라다녀요?”

당시 매일 새벽 산을 오르면서 우연히 이 개와 친해졌고 몇 년 동안 새벽이면 대문 앞에 녀석이 와서 기다리고 있었던 적이 있다. 특이한 것은 함께 다니면서도 절대로 가까이 하지 않아 만진다는 것은 불가능했다. 또 카메라를 겨누면 바람같이 사라지고 말았었다. 그래도 몇 컷 촬영되어 온라인상에 올려 져 있을 것 같다.

 

북한산은 여느 자연과 달리 식생이 풍부하지 않다. 특히 동물군은 아주 열악하다. 요즈음엔 멧돼지가 많아졌고, 들개들도 많다. 우리 집 뒤 안엔 족제비가 몇 마리 살고 있고 청설모와 다람쥐 정도가 북한산의 진객들이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고양이들이 정상 근처에 많이 살고 있다. 아마도 길냥이들이 포화상태를 넘어 영역을 넓힌 것 같다. 들개들과 흡사하게...

형제봉께에서 만난 고양이가 무언가와 싸우고 있어 유심히 보니 상대가 살모사였다. 핸폰으로 확대하여 촬영하였더니 화질도 떨어지고 흔들림도 심하다. 카메라 렌즈들 특히 캠코더들은 흔들림 방지 장치가 되어있어 화질이 좋은데....

 

녀석들에게 촬영을 하느라 다가가자 살모사가 낙엽 속으로 재빠르게 피해버렸다. 고양이가 낙엽을 헤치며 찾았으나 끝내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나 역시 낙엽을 들춰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으나 손도 맨손이고 신발도 고무신에 양말도 신지 않은 맨 발이었다. 고양이가 살모사에게 물렸는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눈을 사르르 자꾸 감는다. 가까이 다가가도 달아나려고 하지도 않는다.

 

지난 가을 만난 살모사와 들고양이인데 그 동안 정신없어 이제야 들여다본다. 핸폰으로 촬영했고 그 마저 카메라가 텃치가 빨리 안 되어 주요 장면들은 다 놓쳤다.





결제하실 금액은 원 입니다.
무통장 입금시 입력하세요

가장 많이 본 기사

연예가 화제

해당 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동영상뉴스

해당 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기부뉴스

해당 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

칼럼

해당 섹션에 뉴스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