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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생화천국 풍도

풍도에서는 꽃이 주민이고 사람이 꽃이다
등록날짜 [ 2024년02월27일 08시34분 ]
 

야생화천국 풍도

풍도에서는 꽃이 주민이고 사람이 꽃이다

마을둘레길 1시간 30, 북배 및 야생화길 3시간 30분 소요

 

풍도는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풍도동에 위치한 조그만 섬이다. 대부도에서 24km 떨어져 있으며, 주변에 육도, 열도, 대난지도, 승봉도 등이 있다. 본래 남양군 대부면에 속하였다가 1914년 행정구역 개편에 따라 부천군, 1973년에는 옹진군, 마지막으로 1994년에 안산시에 편입되었다. 공식 한자표기는 豊島이지만 바람이 많아 風島, 가을에는 단풍이 아름다워 楓島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풍도는 특히 야생화가 유명하다. 3-4월 봄철이면 마을뒷산이 온통 야생화 천국이다. 우리나라 섬 중에서 야생화가 가장 많은 섬으로 알려져 있다. 사진작가들이 꽃사진 촬영을 위해 자주 찾는 섬이기도 하다. 여객선이 하루 한 차례 밖에 없기 때문에 정기여객선을 타면 12일 코스가 불가피하다. 단체로 당일일정으로 다녀오고싶을 경우에는 영흥도 해양파출소 앞 낚싯배선착장이나 탄도항에서 아침 8시 이전 낚싯배를 빌려 다녀올 수도 있다. 야생화전문카페 등에서 이 방식을 이용하기도 하는 데 인원 20명 정도는 돼야 개인당 5만원 수준에서 다녀올 수 있다. 행정구역상 풍도는 경기도 안산시에 속하지만 거리상으로는 충남 서산의 삼길포항이 가장 가깝다. 이 때문에 삼길포항에서 풍도까지 비정기적으로 전세유람선도 운행하고 있다.

 

필자는 대부도 방아머리 선착장에서 1030분 서해누리호에 승선했다. 대부도에서 풍도까지는 약 1시간 20분 소요. 배가 방아머리선착장을 떠나자 마자 곧 구봉도가 시야에 들어온다. 구봉도는 대부도 해솔길트레킹 코스 1구간으로 구봉도와 대부도 사이 개미허리 모양의 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매우 아름다운 해안산책코스이다. 선착장에서 30분 가까이 가면 영흥대교 밑을 지나고 이후 넓은 바다로 향한다. 1시간 쯤 지나면 멀리 풍도의 윤곽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풍도 옆에 육도도 희미한 실루엣으로 다가온다. 육도는 6개의 섬이 옹기종기 모여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드디어 풍도 도착, 아름다운 풍도마을과 주민들이 방문객들을 반갑게 맞이한다. 우측에 하얀 등대와 함께 풍도안내소가 보인다. 먼저 안내소에 들어가 풍도지도와 민박 소개, 주요 볼거리 및 야생화 등을 소개한 리플렛을 구한다. 안내소 옆벽에는 풍도를 소개하는 글 및 지도가 보이고, 풍도 야생화를 보호해 주세요라고 쓰여진 현수막도 걸려 있다. 풍도에 입도하기 위해서는 소정의 입장료가 있다. 일반 방문객은 5천원, 민박집 방문객은 3천원이다. 야생화단지가 개인소유이고 쓰레기 청소 등 야생화 단지 관리를 위해서다.


풍도항과 마을이 매우 아름답다. 당긴 활 모양으로 둥글게 굽어진 해안을 앞으로 하고 후망산(175m)이 마을을 포근하게 감싸고 있는 모양이다. 후망산은 풍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일본과 청나라가 아산만에서 교전할 때 청인들이 망을 보던 산이라 하여 호망산(胡望山)이라 불렀는데 후대로 오면서 변음이 되어 후망산이 되었다고 한다. 선착장 공터에는 풍도소망탑도 눈에 띈다. 신경을 써서 둘러보지않으면 무심코 지나치기 쉬울 정도의 아주 작은 돌탑이다. 다양하게 채색된 돌을 쌓아 만든 소망탑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작은 소망탑일 것 같다.

풍도는 야생화단지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는 1894년 청일전쟁의 분수령이 되었던 풍도해전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서해안 교통교역의 중심지였을 뿐 아니라 외세침탈이 잦았던 섬이다. 소망탑은 풍도의 아름다움이 영원히 지속되기를 바라는 주민들의 소망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면서 동북아 평화를 기원하는 염원도 담겨 있다.

 

여객선에서 미리 예약해둔 풍도민박에 짐을 풀고 서둘러 마을을 둘러본다. 주민은 86가구 124명 정도라고 한다. 한 때는 1,000명 가까이 살았다는데 주민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마을 입구에 대남초교 풍도분교가 위치하고 있다. 이 학교는 8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20211월 졸업생 1명을 마지막으로 학생이 없어 폐교됐다. 미니슈퍼가 있는데 열쇠가 잠겨 있다. 나중에 알아보니 초인종을 눌러야 주인이 나온다고 한다.

파출소 분소도 있고 한전 발전소, 청년회관, 복지회관 등도 있다. 학교 담벽에는 이곳 분교 출신인 김준봉 시인의 시가 여러점 걸려있고 마을 담벽 곳곳에 벽화들도 눈에 띈다. 2012년 경기문화재단의 풍도여지도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벽화, 이정표, 조형물 등 섬마을이 산뜻하게 꾸며졌다. 섬주민들과 예술가들이 함께 만들었다.

 

민박집에서 조금 일찍 점심식사 후 야생화단지로 올라갔다. 마을에서 후망산을 올려다 보면 큰 은행나무가 보인다. 은행나무 옆 산길이 야생화군락지이다. 풍도민박 옆으로 은행나무를 향해 동무재라고 부르는 가파른 고갯길을 오른다. 고갯마루에서 좌측 은행나무 숲길로 향한다. 이 은행나무는 수령이 무려 510여 년이나 된 거목이다. 높이 25m, 나무둘레가 7.5m에 이른다. 은행나무 옆에는 마을주민들이나 방문객들이 쉴 수 있는 정자가 세워져 있고, 약수터도 있다. 경관이 아름답다. 이곳에 서면 풍도항과 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 보이고 바다 건너 육도가 그림처럼 눈에 들어온다. 은행나무는 풍도를 지키는 수호신과 같은 나무로, 이괄이 평안도에서 반란을 일으키자 인조가 난을 피해 풍도에 잠시 머문 적이 있는데 그 때 기념으로 심은 것이라는 설이 있다. 왕이 심은 나무라 하여 어수거목(御手巨木)’이라고도 부른다. , 661년 소정방이 백제를 멸망시키고 당나라로 돌아가던 중 풍도의 경치에 반하여 머물며 심었다는 설도 있다. 그러나 역사의 기록에서는 확인되지않는다.

 

은행나무 우측 후망산 오솔길로 들어서면 야생화 군락지가 시작된다. 오솔길이 아기자기하다. 그냥 산책길로도 더할 나위없이 좋다. 지그재그로 후망산 정상까지 이어진 산책길 좌우에는 복수초, 풍도바람꽃, 노루귀, 현오색, 풍도대극 등이 지천이다. 가히 야생화 천국이라 부를 만 하다. 너무 흔해 꽃이 꽃같이 보이지않는다. 혼자 산을 헤매는 내가 반가운지 꽃들이 우르르 몰려든다. 꽃들이 환하게 웃으며 반긴다. 이 섬에선 꽃이 주민이고 사람이 꽃이다.

꽃들이 다칠까봐 조심조심 사진촬영에 들어간다. 워낙 작은 꽃들이다 보니 접사를 위해 엎드리기가 일쑤인데 이 때 꽃들이 상하지않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오후 한나절 내내 촬영했는데도 지루하지가 않다.

오솔길 초입에서 제일 먼저 만나는 꽃은 복수초다. 한 겨울 눈 속에서 환하게 꽃을 피우는 야생화. 설연화라고도 부른다. 히말라야 고산에서는 5-6m 높이에서도 설연화를 볼 수 있다고 하는데 모양은 일반 복수초와는 약간 다른 것 같다. 풍도의 복수초는 가지복수초라고 하며 다른 곳보다 꽃이 크고 색이 진하다. 특히 꽃 아래에 진초록 잎이 꽃과 잘 어울린다.

바람꽃은 변산바람꽃이 많이 알려져 있지만 이곳 바람꽃은 풍도바람꽃이라 부른다. 식물학자인 오병윤 교수가 2009년 변산바람꽃의 신종으로 학계에 보고하였고, 20111월 국가표준식물목록위원회에서 풍도바람꽃으로 정식으로 명명됐다고 한다. 풍도바람꽃은 우선 꽃이 변산바람꽃보다 크다. 결정적으로는 밀선(蜜腺)의 크기다. 변산바람꽃은 생존을 위한 진화의 하나로 꽃잎이 퇴화하여 2개로 갈라진 밀선(꿀샘)이 있다. 풍도바람꽃은 밀선이 변산바람꽃보다 좀 더 넓은 깔때기 모양이다.


노루귀들도 힌색 또는 분홍색으로 하늘하늘 애교를 부린다. 줄기솜털들이 햇볕을 받아 보석처럼 빛난다.

오솔길 후반에는 산 정상 아래 야생화탐방객안내소가 위치해 있고 조금 더 가면 T자 길로 갈라진다. 야생화 보호를 위해 오솔길 좌우에는 로프로 막아놓았다. 풍도대극은 T자길 좌측 능선 아래 약간 비탈로 내려가면 많다.


풍도대극이 학계에 보고된 것은 1940년 일본인 후루사와가라는 식물학자가 일본 식물지(Journal of Japanese Botany)에 실린 것이 최초라 한다. 그는 풍도에 자생하는 종을 잎이 좁고 총포 내에 털이 밀생하는 특징을 가지는 것을 확인하여 변종으로 처리하여 학명을 붙였다고 한다. 그리고 이후 우리나라 식물명감(박만규, 1949)풍도대극으로 기재되어 국명을 얻게 되었다.

 

다음날, 아침식사 후 풍도해안 산책에 나섰다. 트레킹 코스는 풍도항-파출소-몽돌해안-등대-채석장터-북배-후망산 정상(군부대)-야생화 오솔길-은행나무-마을 코스로 약 5.6km, 3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중간 휴식 포함).


파출소를 지나 시멘트해안길로 들어서면 바다쪽 시멘트 턱에 풍도 주민들의 섬 생활사와 애환서린 글과 그림들이 적혀 있다. 겨울 내내 도리도리섬에 들어가서 어머니, 아버지가 굴 딴 돈으로 인천 유학했다는 얘기 등. 이 역시 경기문화재단 문화활생공명 프로젝트 아름다운 섬 풍도를 걷다의 일환으로 만든 것이다.


해안길 코너를 돌면 멀리 하얀 등대가 보이고 산책로 따라 몽돌해안이 이어진다. 풍도의 몽돌은 진달래석이라 불리우는 붉은 색을 띠는 돌로 올망졸망하다. 몽돌해안 끝 산중턱에 세워진 등대는 1985816일에 최초로 점등된 것으로 후망산 동쪽 인천과 평택, 당진항을 항해하는 선박과 어선들의 안전을 위해 설치되었다. 170계단을 올라야 한다.

 

채석장터를 지나면 풍도의 명물 북배에 이른다. 풍도 서쪽 해안의 비경으로 붉은 바위를 뜻하는 붉바위에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는 긴 바위를 뜻하는 것으로 푸른 바다와 붉은 바위들이 만나 풍도 만의 독특한 절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곳은 조망이 멋질 뿐 아니라 공터도 넓어 야영객들의 비박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몇몇 젊은이들의 야영 모습이 아름답다.

북배 앞바다에는 조그만 바위섬이 보인다. 썰물 때는 이 섬이 본섬과 이어져 모세의 기적이 일어나고 밀물이 되면 다시 섬이 되는데 이를 북배딴목이라 부른다. ‘딴목에서 외딴또는 떨어진의 뜻이고 은 목처럼 가늘게 이어져 있다는 뜻이다.


이제 트레킹 후반이다. 후망산 정상을 향해 가벼운 산행을 시작한다. 북배에서 채석장 가기 직전 우측 능선을 타고 약 45분 쯤 비탈길을 오르면 정상능선 군부대 앞으로 나온다. 이곳에서 직진하여 시멘트길을 따라 내려가면 한전발전소를 지나 선착장으로 내려가고, 군부대 앞에서 좌측 능선으로 더 오르면 통신탑이 설치된 후망산 정상에 이른다. 정상을 넘어 조금 내려가면 다시 야생화군락지 상단에 위치한 야생화탐방객안내소를 만난다. 배 출항까지는 시간여유가 조금 있다. 오솔길에서 노루귀, 풍도바람꽃 등과 다시 정을 나눈다. 자식들을 섬에 두고 떠나는 부모의 마음같이 서운하고 아쉽기만 하다. 내년에 다시 만날 것을 다짐하면서 발길을 옮긴다. 꽃들이 작별인사를 하듯 살랑살랑 머리를 흔든다.


 

최근 소식으로 풍도는 해양수산부 ‘2024년 어촌신활력증진사업에 경기지역 중 유일하게 선정됐다고 한다. 어촌신활력증진사업은 어촌지역 경제·생활 플랫폼과 안전 인프라 전반을 지원해 어촌을 혁신적인 경제공간으로 전환하고, 어촌사회 지속성 강화 및 어촌 활력을 높이기 위해 추진하는 사업이다. 안산시는 이번 공모선정으로 풍도 선착장 안전구조 개선과 침수방지 예방을 위한 배후부지 조성으로 접근성을 높이고, 방파벽 및 배수시설을 보강해 어업 필수시설 및 생활안전시설 개선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올해부터 3년간 국·도비 약 35억원을 포함한 총 45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풍도 가는 방법은...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대부해운(032-886-7813)의 서해누리호가 하루 한 차례, 930분에 출발하며 2시간 20분 정도 걸린다. 이 여객선은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을 경유한다. 방아머리항에서는 1030분 출발한다. 풍도에서 돌아오는 배는 12시에 출발하며, 육도를 거친다. 운항 소요시간은 홀수,짝수날에 따라 다르다. 홀수날에는 육도를 경유하여 풍도를 가기 때문에 풍도 도착시간이 약 30분 정도 느려지고, 짝수날에는 풍도에서 돌아올 때 육도를 경유한다. 3-4월 야생화 철에는 풍도 방문객들이 많기 때문에 예약을 꼭 하는 게 좋다. 한국해운조합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예약사이트 가보고싶은 섬에서 예약하는 게 편리하다.(http://island.haewoon.co.kr/)

 

*먹을곳*잘곳

 

-풍도민박 032-831-7637, 풍도맛집민박 010-6341-4139, 풍도랜드민박 032-831-0595, 기동이네 민박 032-833-1208, 풍어펜션 032-831-3727, 풍도바위펜션 032-834-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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