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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상’전 -불가사의한 미소, 불상에서 부처의 자비를 만나다.- 무우수갤러리 대표 조수연
5월 12일(수)부터 6월 6일(일)
제목 : ‘불상’전
주제 : 불가사의한 미소, 불상에서 부처의 자비를 만나다.
발신인 : 무우수갤러리 큐레이터 오지수(02-732-3690)
3. 인사동 무우수갤러리(대표 조수연)에서는 5월 12일(수)부터 6월 6일(일)까지 ‘부처님 오신날’을 맞아 불상 제작의 거장 이상배 이진형, 작가를 모시고 ‘불상전-불가사의한 미소, 불상에서 부처의 자비를 만나다.-’을 개최한다.
4. 우리나라 문화유산 중 많은 것을 차지하는 것이 불교 문화재이다. 불교는 우리에게 신앙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전통문화 유산의 한 부분이다. 그중에서 불교 문화재를 상징하는 불상은 산사나 박물관에서만 주로 볼 수 있다. 불교를 신앙으로 가진 사람들은 원불(願佛)이라고 해서 불상을 사사로이 모셔놓고 소원을 빌기도 하지만 요즘은 많이 줄어든 경향이 있다.
그런데 이러한 불상의 아름다움을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전시가 무우수갤러리에서 열린다. 무우수갤러리에서는 불교계에서 가장 큰 기념일인 ‘부처님오신날’이 있는 즈음에 2021년 5월 12일(수) ~ 6월 6일(일)까지 우리나라 불상의 전통을 잇고 현대적 감각을 살린 ‘불상’전을 연다.
5. 아시아의 불교 문화권에서 불상의 표현 양식은 조금씩 다르다. 불심을 담아 부처의 형상을 만드는 것은 지극한 마음의 표현이다. 이러한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은 각국의 문화와 결합하여 다양한 형태로 발전되었다. 삼국시대부터 비롯된 우리나라의 불상은 불가사의하고 천진한 미소를 담고 있어 전통 조각 예술의 진수를 보여준다.
불상은 부처의 불심(佛心)을 담고 있다. 불교인들은 부처님의 형상인 불상을 지극히 바라보는 것도 하나의 수행으로 삼는다. 불상을 지극히 바라보고 내재된 부처님의 진리를 진정으로 이해하면 그 형상에 집착하는 마음도 비울 수 있고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고대 인도에서 비롯된 불상의 역사는 오늘날까지 2천 여 년에 이르며 우리나라의 주요한 전통문화로서 맥을 이어가고 있다. 역사 속에서 불상은 당시의 시대성과 문화를 품고 다양한 형상을 만들어내었다. 이번 무우수갤러리에서는 이렇게 2천 년 역사를 고스란히 담아서 이어가는 한국 현대불사의 두 거장을 모시고 불상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6. 이상배 작가는 대한민국불교미술대전 초대 대상 작가인 권정학 작가, 양양 낙산사 해수관음보살상을 조성한 권정환 작가 등 현대 불교조각의 대가이자 불교조각의 맥을 잇는 권씨 집안의 조카이다. 외가인 권씨 가문의 불상 작업을 접하며 오늘날 시대에 호응하는 감성을 담아내고 있다. 이상배 작가의 돌조각 등에서 나타나는 능숙한 조각술의 세련미와 함께 부드럽게 흘러가는 불상과 보살상의 미소를 통해서 부처의 모습을 새롭게 찾아보게 될 것이다.
이진형 작가는 석암 스님, 석정 스님 아래서 처음 불상 기술을 배웠지만, 고산 스님의 충고를 받고 예술성을 추구하는 작업에 몰두하여 1995년 인사동 공평아트센터에서 개인전을 시작으로 독자적 세계를 구축하였다. 대전시 제6호 불상조각장으로 인증받으며 개인전 직후 대전으로 자리를 옮겨 여진미술관을 설립하고 지금까지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시대별 불상을 섭렵하고자 다양한 재료와 기법에 천착하였고, 우리나라 전통의 불상 조각을 계승하고자 노력하였다. ‘반가사유상’, ‘수월관음’ 등의 작품에서 전통적인 불상의 아름다움과 미소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두 작가의 작업은 시대성을 추구하지만 전통의 맥을 잇고 있으며, 전통을 추구하지만 시대성이 내재되어 있다고 평가된다. 무우수 조수연 대표는 “불상은 신앙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우리 전통문화의 일부분입니다. 평소 사찰을 방문해야만 볼 수 있는 불상을 무우수갤러리에서, 그것도 전통과 현대의 예술적 감각이 결합된 모습을 보는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이번 두 거장의 전시회는 우리 사회의 코로나 19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치유하고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서 자비로운 세상을 소망하는 염원들이 이루어지는 희망을 담고 있다.
7. 귀 언론에서 ‘불상전’을 보도해 주시기 바라며, 부처의 자비심과 전통 문화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전시회가 될 수 있도록 홍보에 활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아울러 전시 기간 중 보도를 위한 취재에도 적극 협조하겠으니 연락 바랍니다.
8. 기타 : 본 전시회는 코로나 19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관람객이 안전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준비하였다. 관람비 무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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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 조(彫)와 각(刻)의 향연
주 수 완*
조각이란 새길 ‘조(彫)’와 깎을 ‘각(刻)’이 만나 이루어진 예술이다. 같은 뜻처럼 보이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 새긴다는 것은 조각도 같은 도구로 켜켜이 베어내는 작업이고, 깎는다는 것은 끌이나 정을 망치로 두르려 떨궈내는 작업이다. 밖에서 안으로 점차 덜어내면서 모양을 만든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베어내는 것은 마치 드로잉과 같은 느낌이고, 깎는다는 것은 마치 채색과 같은 것이다. 우리는 이번 전시를 통해 각각 조와 각의 대가로부터 그 진수를 맛보며 비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가지게 되었다.
우선 이상배는 돌조각, 그 중에서도 불석(佛石) 조각가이다. 불석은 화강암에 비해 석질이 부드러워 보다 정교한 조각이 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혹자는 대리석과도 비교할 정도다. 그러나 막상 조선시대에 주로 조성된 불석 불상들은 그러한 석질의 특징을 잘 살려내지는 않았다. 부드러운 돌임에도 그 돌의 특성을 살펴 더욱 정교한 불상을 제작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도 실은 화강암 조각과 그다지 차이가 없다. 그럴 것이라면 왜 굳이 불석을 사용했을까.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운반의 문제를 들 수 있다. 불석은 주로 경주에서 나오기 때문에 전국 각지에서 불석으로 조성한 불상을 모시려면 경주로부터 먼 거리를 이동해 운반해야했다. 아마도 원석을 옮겨와서 봉안할 곳에서 조성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경주 산지에서 조각하고 이를 배 등에 실어서 옮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불상은 운반에 편리하도록 대체로 블록화된 형태를 지니는 것이 유리했다. 그럼에도 굳이 불석을 사용했던 것은 조각을 더 정교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 아니라 불석이 치유의 힘을 지녔다고 믿었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러나 이제는 기계의 사용으로 인해 그러한 운반의 어려움이 많이 해소되었다. 따라서 불석이 지닌 부드러움을 이용해 더 정교한 조각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럼에도 불석을 불석답게 조각하는 것이 오랜 기간 어려웠던 이유는 불석은 ‘각’하는 돌이 아니라 ‘조’하는 돌이기 때문이다. 이런 돌을 부드럽게 새겨낼 수 있는 단단하고 정교한 도구가 없다면 불석을 불석답게 조각하기는 어려웠던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도구를 창안하여 불석의 성질을 잘 살려낸 조각가가 바로 이상배다. 그의 조각은 불석이 보여줄 수 있는 조각적 정교함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이상배는 마치 허공에 선을 그어 형태를 뽑아내는 화가 같다.
이에 반해 이진형은 목조각에서 출발한 조각가이다. 그의 조각에서 옷자락은 더 굵고 직선적이다. 원래 나무는 화강암이나 불석보다도 훨씬 부드러운 재료이지만, 조선시대의 목조불상은 불석이 그랬던 것처럼 나무가 보여줄 수 있는 특징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않았다. 일본이 목조불상 조각에 있어 정교함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것과는 사뭇 다르다. 조선의 목조각가들은 나무의 부드러움을 의도적으로 화강암 조각을 닮도록 조각했다. 아마도 화강암 불상이 지니는 그 단순하면서도 요체를 뽑아내는 매력을 목조에도 옮겨오고자 했던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진형의 목조각은 그런 측면에서 한편으로는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목조각 특유의 섬세한 조형성을 다시금 부활시키고자 한 것 같다. 돌처럼 쪼아내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나무를 깎아내어 만들어낼 때의 힘이 온전히 다가온다.
두 조각가는 기법 뿐만 아니라 그 지향하는 바에 있어서도 차이가 있다. 우선 이상배는 통일신라시대의 불상을 그 모범으로 삼고 있는 것 같다. 한국 최고의 조각으로 평가받는 석굴암이 그 대표작이다. 작가는 마치 서양의 조각가들이 미켈란젤로를 찬양하고 그 지향점으로 삼고 있는 것처럼 평소 석굴암 조각을 언급해 왔다. 이 시기의 조각을 흔히 ‘이상적 사실주의’라고 하는데, 한마디로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한 가장 완벽한 인체를 구현한 것이다. 그러한 완벽한 인체는 현실에서는 지극히 찾아보기 어려운 것이다. 그만큼 부처의 세계를 저 먼 곳에 설정하고 우리에게 부지런히 다가가야하는 존재로 묘사하며 또한 우리를 분발하게 한다.
반면 이진형 작가는 고려시대의 불화나 조선시대의 불상을 그 범본으로 삼고 있는 듯하다. 통일신라시대와 달리 후대의 고려와 조선의 미술은 비교적 현실적인 인간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다. 때문에 통일신라시대 불상들의 얼굴은 서로 닮은 듯한 느낌이 드는 반면, 고려, 조선의 불상은 십인십색이라는 말처럼 제각각의 개성을 뽐내고 있다. 마치 부처는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아주 가까이에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 같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이 두 작가의 불상은 그보다 더 강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것이 통일신라시대를 범본으로 하든, 혹은 고려와 조선시대를 범본으로 하든, 이들의 조각은 그럼에도 결코 과거를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았다. 불석도 이제는 도구와 이동의 제약을 벗어나 자유로운 표현이 가능하게 되었다. 목조 역시 전통의 담백함을 유지하면서도 일본 불상조각과 같은 판타지적인 정교함과는 다른 방향으로 섬세해졌다. 과거 전통조각에서는 볼 수 없었던 이러한 정교함은 우리에게 감각적으로 다가온다. 과거의 불상들이 신앙이라는 감성에 호소하는 미술이었다면, 두 조각가의 불상은 미적 감각에 호소하고 있다. 그만큼 현실적인 사고방식에 길들여진 현대인에게는 과거와 같은 순수한 신앙심만으로는 호소력을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만큼 감성이 무뎌진 탓이기도 하다. 따라서 더 자극적이고 감각적이 아니라면 강한 호소력을 지니기 어렵다. 과거의 불상에 비해 이 두 조각가의 조각은 그만큼 눈에 보이는 현란한 테크닉을 강조한다.
그러나 오로지 테크닉만을 보여주는 조각은 요즘은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다. 화강암을 전동공구로 깎아 만든 조각은 대리석조각만큼이나 정교하다. 그런데도 많은 사람들은 그러한 정교함에서 오히려 거부감을 느낀다. 그러한 현란함과 이 두 조각가의 현란함의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 진정한 현란함은 자유에서 온다. 불석도, 나무도 이 두 조각가를 만나면 본연의 모습을 찾게 된다. 여러 가지 제약으로부터 벗어나 불석과 나무의 속성이 자유롭게 그 형상을 드러낸다. 우리는 이 두 조각가의 섬세한 표현에서 관능적인 모습보다는 오히려 기법의 자유, 재료의 자유를 읽게 된다.
불상의 표현 뿐 아니라 도상적 측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 또한 두 조각가의 공통점이다. 이상배의 <아미타삼존도>는 기존의 아미타삼존 도상과는 구별되는 특징을 지닌다.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듯한 모습에 선정인을 결한 아미타불은 현대불교에서 갈수록 중요성을 더해가고 있는 참선의 중요성을 설명해주는 듯하다. 아미타 신앙은 원래 참선에 의한 관불수행이 특징인데, 여기서 그러한 관불의 의미를 더욱 강조하고 있어서 감각적인 조각양식과 잘 어울린다. 일반적으로는 관람자를 바라보고 있는 두 협시보살도 이 현대적인 도상에서는 참선이 그저 앉아서 명상에 잠기는 것이 아니라, 아주 열렬하고 적극적인 일념으로 부처님을 떠올려야 한다는 것을 보다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진형의 <경책관음>은 21세기형 수월관음이라 할만하다. 마치 여름휴가에서 바닷가 썬베드에 앉아 독서삼매에 빠진 듯한 관음보살은 깨달음을 구하는 선재동자의 역할인 우리들에게 구법의 길도 즐거워서 걸어야하는 것임을 일깨워주고 있다. 평소 책읽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미뤄두었던 독서를 여름휴가 때 휴양지에서 실컫 해보고 싶은 꿈을 가지고 있다. 하고 싶어도 하지 못하고 현실에 쫓기며 미뤄두었지만, 우리 본성은 모두 그것을 꿈꾸고 있다. 구법의 길도 마찬가지여서 사실 우리의 본성은 모두 법을 쫓고 싶지만 현실에 밀려 잊어버리고 있었던 것임을 이 경책관음을 통해 깨닫게 된다.
불교미술은 전통미술이라고 하지만, 그 전통이라는 것이 곧 변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전통 불교미술 자체도 이미 삼국시대로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그 시대를 반영하며 끊임없이 변해왔다. 이 시대에는 이 시대의 불교미술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 변화는 이전의 전통을 완전히 떠나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불자들에게 쉽게 이해되기 위해서는 갑자기 다른 언어를 쓰는 것이 아니라, 같은 언어를 쓰면서도 변화된 화법이 필요했던 것이다. 전통이면서도 새로운 불교미술의 양식과 도상이 이들 두 조각가의 손에서 현란하게 지금 꽃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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