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사진방송)정태만기자= 코로나19로 인하여 사진계에도 긴 침묵의 터널을 지나고 있다.
텅빈 오전의 인사동 길을 걸어며 볼만한 사진전시회를 찾아보지만 사진전시는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함께간 지인이 보내준 전시회 소식을 보고 우영작가를 만났다
제목만큼이나 신선한 전시회를 소개하고자 한다. 작가 우영 "다시봄"
작가는 쇼 윈도우 안에 앉자 바깥 세상을 바라본다 오고 가는 사람들의 표정과, 서로의관계 ,
지나는 바람과 소음까지도 느끼고 표현하고자 노력한다
가끔 가게 앞을 지나는 행인들은 마네킹처럼 앉자 있는 그녀를 마네킹으로 생각하고 무심히 지나 치거나
가던 걸음을 멈추고 다사한번 바라본다
그녀는 왜 거기에 앉자 있을까 무엇을 보여주려고 할까?
그 답은 그녀의 석사 논문에서 잘 설명하고 있다.
전시회를 둘러보고나면 많은 생각과 나는 누구이며 나는 어디에 존재하는가를 묻게 될 것이다
<다시, 봄> - 아지트 갤러리 우영작가 초대전
제목 : 다시, 봄
작가명 : 우 영
전시기간 : 2021년 02월 20일(토)~2021년 02월 26일(금)
관람시간 : 10:30~19:00 연중무휴
Private View : 2021년 02월 20일 PM 15:00~
장소 : 아지트 갤러리(서울시 종로구 인사동길 35-4 인사동마루 본관 2층)
문의 : 0507-1468-8915
<작업노트>
지금의 상황이 현실인지, 비현실인지,
연극의 한 장면 인지, 쇼윈도 안 인지,
불완전한 감정을 추스르다 보면 꿈과 현실이 하나가 된다.
쇼윈도 유리벽을 사이에 두고 연극과 현실이 공존한다.
나는 본질적 자아와 나의 사회 속 역할과의 간극을 사진 작업을 통하여 보여주고 싶었고
특히 나와 타자와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집단이 추구하는 어떤 이상적인 가치가 따라야 할 규범으로 받아들여지게 될 때,
나는 낙오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허구적인 쇼윈도 이미지를 연출하게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됨에 따라 타인의 욕망과 나의 욕망을 구별하기 어려워진다.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나는 어디에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질문은 자기 인식을 함과 동시에 내면의 단편적으로 존재하는 자아를 아우르고 확인하는 과정이다.
여러 다양한 역할에 따라서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에서 진짜 나의 모습을 찾고자 함은 ‘나를 나로 확인하는 과정’이며
동일한자아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함이다.
제4장 작품 <쇼윈도> 분석
제1절 작업 개요
본 연구자는 속한 사회와 문화 또는 조직 내의 역할자로서 타인에 의해 요구되는 역할을 수행하는 스스로의 경험을 사진 이미지로 형상화하였다.
쇼윈도 공간은 개인이 소속되어 있는 사회 환경을 대변한다. 개인은 주어진 환경 안에서 자신의 역할에 따라 서 살아가지만,
때로는 그러한 모습이 진정한 자신의 모습인가 라는 의문에 부딪치곤 한다.
귀논은 현대적 진정성의 이상을 실현하기 위해 이미 있는 우리의 모습,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는 독특하고 결정적인 특성들을 깨닫고
그처럼 존재하라고 지시한다.
<쇼윈도> 작업은 개인적 경험에 의해서 시작된 작업이지만 우리 모두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개인의 본질적 자아에 대한 탐구로 이어진다.
이는 개인을 둘러싼 문화와 규범 안에는 늘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성 속에서 연출되는 자아와 자신이 생각하는 자아와의 충돌을 야기하기도 한다.
본 연구자는 여러 다양한 쇼윈도 공간을 빌어서 타인을 의식하는 과정, 집단의 문화와 규율로 인한 억압, 내가 되고 싶은 욕망 등
다양한 자아정체성에 관해서 보여 주고자 하였다.
또한 마네킹을 이용하여 허상의 자아를 연출하 기도 하고 동화되며 순응하며 살아가는 개인을 표현하기도 하였다.
지나가는 사람들이나 마네킹을 주시하는 사람들을 포함시킴으로 일상의 삶과 예술 작업의 합일을 시도하기도 하였다.
1쇼윈도의 상징적 의미
쇼윈도라는 공간은 타자의 시선이 공공연하게 모이는 공간이다. 애초에 사람들에게 노출된 공간이며 철저히 사람들에게 소비되기 위하여 꾸며진 공간이다.
그 공간은 욕 망을 부추기며 허상의 이미지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사람들은 쇼윈도 안의 마네킹을바라보면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한다.
사람들은 마네킹의 꾸며진 외적인 모습을 통하여 상점의 분위기를 감지하고 자신의 소비 욕구를 자극받는다.
프랑스의 사상가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 1929~2007)는 쇼윈도에 대하여 가게 ‘안도 밖’도 아니며, 사적인 공간도 공공의 장소도 아닌 특수한 공간이라 하였다. 상품은 쇼윈도를 통해 타인에게 보이기 위하여 포장되고 연출되는데, 이때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은 사물과 개인이 아니라
개인과 개인 사이에 이루어지는 것이라 한다.
이는 개인이 쇼윈도를 바라보면서 상품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자리 잡은 사회의 기호 체계와 가치의 위계 코드도 같이 읽어 낸다는 것을 의미한다(Baudrillard, 2015).
본 연구자가 쇼윈도 공간을 설정한 이유는 개인은 자신이 속한 문화와 사회 안에서 혼자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자신이 속한 문화 속에서 맡겨진 역할에 따라 개인의 정체성은 사회적 정체성으로 완성된다.
스스로가 생각한 고유의 정체성은 역할을 맡긴 문화 조직이 요구하는 정체성으로 변화되어 개인에게 혼란을 주기도 한다.
자신이 생 각하는 정체성과 사회가 요구하는 정체성의 간극이 클수록 혼란이 커진다. 또한 본 연 구자는 작업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
실제로 존재하는 쇼윈도 공간을 배경으로 하여 현재성을 더욱 부각시키고자 의도하였다.
2.쇼윈도 마네킹으로서의 나의 의미
마네킹의 외형은 사람의 형상이지만 그 안에는 영혼이 없는 사람의 대체물이다.
본 연구자는 어린 시절에 어머니가 경영하시던 의상실에서 분해된 마네킹을 바라보며 느꼈던 독특한 감정을 기억한다.
옷을 벗은 마네킹의 팔과 다리, 머리가 분리된 모습은 생경함과, 섬뜩함 그리고 약간의 두려움을 안겨 주었다.
그것은 옷을 입은 채 쇼윈도에 전시되어 있던 마네킹을 볼 때와는 명백히 다른 감정이었다.
프로이트는 언캐니(uncanny)한 감정에 대해 그것은 공포감의 한 특이한 변종인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
오래전부터 친숙했던 것에서 출발하는 감정이라고 하면서
프로이트 이전에 이 감정을 연구한 옌치(E.Jentsch)의 글을 인용하였다12).
옌치는 <어떤 한 존재가 겉으로 보아서는 꼭 살아 있는 것만 같아 혹시 영혼을 갖고 있지 않나 의심이 드는 경우, 혹은 반대로
어떤 사물이 결코 살아 있는 생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우연히 영혼을 잃어버려서 영혼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경우>를
자신의 주장을 입증해 주는 적절한 예로 보여주고 있다.
이런 예 들을 들면서 그는 밀랍인형, 마네킹, 자동인형들에서 우리가 받는 인상들을 근거로 제 시한다(Freud, 1996:412).
마네킹으로 등장하는 살아 있는 모델을 바라보는 관람자들은 옌치가 제시한 두 가지 경우가 동시에 한 공간에 놓여 있음을 목격함으로써
언캐니한 감정을 경험 할 것이다. 이는 본 연구자가 의도한 효과 중의 하나이다.
또한 관람자는 <쇼윈도>의 마네킹을 응시하고 있지만 정면성을 취한 그 마네킹(본 연구자)이 역으로 관람자를 응시하고 있음에 불편하고
불안한 감정상태가 될 것이다.
그 언캐니의 감정은 개개인마다 달라서 슬픈 감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당돌함을 느낄 수도 있고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보는 것 같은
환상적이며 유쾌한 감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진중권은 마네킹에 대한 언캐니한 감정에 대하여 ‘영혼 없는 초상, 무기물을 닮은 얼 굴의 섬뜩한 아름다움’이라 표현한 바 있다(진중권, 2011).
쇼윈도는 사람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또한 촬영하기에도 번잡스러운 곳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시선으로 가득 찬 12)
프로이트가 1919년 가을에 발표한「Das Unheimliche」라는 논문이다.
우리말로는 ‘두려운 낯설음’으로 번역되나 최근에는 영어 ‘언캐니(uncanny)’를 쓰기도 한다.
쇼윈도 안에 들어가서 촬영을 진행하고자 한 것은 이러한 마네킹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쇼윈도 안의 마네킹은 자본주의의 환상을 대표하는 소비의 상징인 동시에 인간의 형상을 한 무기물, 언캐니한 그 무엇이다.
그러나 본 연구자에게는 이러한 사실 외에도 어린 시절 어머니의 의상실에서 항상 보아왔던 커다란 장난감 같이 익숙한 것이기도 하다.
이는 어린 시절의 나와 어른이 된 나의 관계를 이어 주는 매개물이 되었으며 본 작품이 자아정체성을 다루는 형이상학적인 주제이면서도
형이하학적인 가볍고 친근한
<쇼윈도>라는 제목을 갖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본 연구자는 어린 시절의 나와 사모로 불리는 현재 나와의 합일, 개인적 정체성과 사회적 정체성의 합일, 현재를 살아가는 일상과
이를 형상화하는 예술 작업의 합일을 추구한다.
또한 역할이 달라지고, 나를 둘러싼 환경과 다양하게 바뀌는 문화 조직 안에서도 동일한 자아 정체성을 유지하고자 한다.
쇼윈도 마네킹으로서의 본 연구자의 모 습은 이런 점에서
‘나를 나로 확인하는 과정’적인 통합의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제2절 개별 작품 분석
<쇼윈도> 작업은 자아 정체성에 관한 문제의식으로 시작되었다.
특히 개척 교회 목 사의 아내라는 위치는 남편의 내조자로서의 역할에 맞추어야 하기에 스스로에게 주체 적인 자아 정체성에 대한 이해와
설명이 필요하기도 하였다.
‘현재의 나’에 대한 고찰은 자연스럽게 지나간 시간들 중 어느 지점으로부터의 나로 연결되면서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이는 쇼윈도 안에서의 작업의 시작점이 되었다. 개인의 자아 정체성은 집단의 문화와 규범에 따라서 억압받기도 하고
그에 순응하기도 하며 삶 전반을 통해 규정 된다.
<쇼윈도> 작업은 이러한 변화하는 자아 정체성에 대한 표현을 중심으로 진행되 었다.
이는 본 연구자 자신이 스스로 내리는 평가와 타인으로부터 오는 자신에 대한 인식이 상호 작용하며 복합적으로 이루어졌다.
화장과 헤어스타일, 의상을 이용한 표현 방식으로 작업자의 의도를 나타내었다. 또한 해당 작품은 연기를 통한 일종의 역할극의 형태로
연극성을 수반한 퍼포먼스의 범주에 속한 것이다.
쇼윈도 공간은 일종의 무대로 설정되었으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포함시킴 으로써 사진의 우연성을 더하였다. 이를 다시 시각 이미지인 사진으로
전시함으로써 보는 관람객들이 시각적으로 해석할 뿐 아니라 본인도 이미지 안에 참여하는 듯한 느 낌을 유도하였다.
본 연구자가 마네킹으로서의 자신을 표현할 때 드러나는 대표적인 이미지로 정면성 과 무표정, 그리고 포즈가 있다.
이경률은 공통된 시각을 갖고 사회적으로 평가되고 인 정된 규범으로 고착화된 사진 이미지를 사진적 지표라고 말하였다.
대표적인 예로 정 면성과 고정된 시선, 전신 포즈, 굳은 자세를 이야기하며 이런 것은 찍는 자와 찍히는 사람 사이의 암묵적인
규범들이라고 하였다(이경률, 2007).
포즈의 정면성은 전통 초상화에서 사회적 명예와 존경 특히 지배와 군림을 함축한다.
때문에 흔히 정치 인물 사진에서 잘 나타나듯이, 찍히는 모델은 의식적이든 무 의식적이든 규범에 의거하여 시선을 정면으로 하고,
얼굴은 무표정으로 오른쪽으로 약 5°~7°정도 틀고, 높은 이마를 강조하면서 근엄한 태도로 자신을 위장한다.
이러한 위장은 사실상 자신을 숨기면서 타인에게 존경을 요구하는 심리적인 측면을 그 배경으로 한다(이경률, 2006:91~92).
본 연구자의 작업에서 인물은 정면에서 앞으로 향하는 정면 시선을 고수하고 있다.
포즈는 언제나 타인에 대한 자신의 연극이며 자신의 모습이 아닌 타인의 시각에 초점 이 맞추어진 이미지가 된다.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 인물 초상 사진은 사회적 가식을 말하는 가장 직접적인 모델이 되고 있다(이경률, 2005).
코튼은 무표정(deadpan)의 미 학으로 예술 사진은 과장되고 감상적이며 주관적인 것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라고 하였 다(Cotton, 2007).
본 연구자의 작업에서 인물은 무표정으로 일관하는데, 이는 모델에게 시선이 모이게 하고 배경에 대한 이해는 시각적으로 중립성을 유지하고자 함이다.
셀프 포트레이트 작업은 작업자에게 있어 자기실현의 과정이다. 이는 또 다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해 나가며 타자와의 관계 안에서
존재하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고, 내면 의 본질적 자아를 만나고자 하는 욕구의 실현이다. 여러 다양한 역할에 따라서 달라지는 자신의 모습에서
진짜 나의 모습을 찾고자 함은 본질적으로 우리 모두의 과제일 것이다.
본 연구자는 이런 자기 인식을 함과 동시에 내면의 단편적으로 존재하는 자아를 아우르고 확인하는 과정을 통하여 정체성을 수립해 나갈 수 있었다.
더불어 새로운 정 체성을 선택하고 창조해 나가는 가능성을 열고자 했다.
1.쇼윈도_쉬즈미스: 20년만에 다시 사진을 시작했다. 그런데 ‘나는 누구일까? 궁금해졌다.13)
사진 4.1 우영 <쇼윈도_쉬즈미스> 2018, 100cmx66.7cm, digital color print
<쇼윈도_쉬즈미스>는 소비자의 결핍을 자극해 욕망을 이끌어 내는 여성복 매장의 쇼윈도를 통해서 여성들의 욕망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이 작업에서는 마네킹과 비슷한 포즈를 취함으로써 여성의 심리를 드러내었다. 마네킹은 시대마다 유행하는 의상, 헤어 스타일, 메이크업,
신체 이상형과 같은 사회적 분위기와 여성들의 심리 상태를 나타내 기도 한다.
마네킹은 인간의 다양한 형상들을 코드화한 재복제의 이미지이다.
마네킹은 단순히 옷을 입히는 도구가 아닌 우리의 내적·외적 모습의 상징물로 대체되어 현대인 들의 다양한 모습을 조형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김소영·양숙희, 2001).
‘사람들은 쇼윈도 안의 마네킹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소비 사회의 쇼윈도를 바 라보며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지만,
사실 자신도 쇼윈도의 마네킹처럼 되고 싶어 하는것은 아닐까?’
우리들은 소비주의를 비판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네킹과 같아지고자 하 는 욕망이 있다. 마네킹과 같은 옷을 입으면
나도 그들처럼 날씬하고 아름다워질 것이 라는 환상을 품는 것이다.
또한 쇼윈도 안의 마네킹을 통한 허상의 이미지는 상업주의를 부추기기도 한다. 광고는 소비자의 결핍을 자극하고,
마네킹이 입은 옷은 개인의 환 상을 부추긴다.
쇼윈도 공간으로 중년 여성들이 주로 찾는 중저가 여성복 매장을 섭외하였다.
하지 만 본 연구자는 매장의 옷을 입지 않고 다른 드레스를 착용하여 그곳의 마네킹과 비슷한 포즈를 취하여 촬영하였다.
그 이유는 쇼윈도를 바라보는 여성의 심리를 반영하고13) 촬영 당시의 본 연구자는 작품 내 내적 자아의 마음의 단상을 글로 표현하고 있다.
작품 10까지 공통된다.
쇼윈도 안의 마네킹과 같은 옷을 입으면 자신도 그와 같이 변할 것 이라는 환상을 드레스에 투영하고자 하였다.
자아 그리고 본인이 상상하는 자아가 중 첩되면서 주체적인 자아는 위장된 텍스트를 통해서 허상의 자아로 넘어가는 것이다.
2.쇼윈도_미래 양복점: 여자로 태어나서 환영받지 못했다. 남자로 살았다면 더 행복 했을까? 나는 여자여서 행복합니다.
사진 4.2 우영 <쇼윈도_미래양복점> 2018, 100cmx66.7cm, digital color print
‘여자답다’라는 용어 안에는 조용함, 순종적임, 부드러움 등 여성에게 고정된 이미지 를 요구하는 사회적 인식이 존재한다.
그것은 사실 철저히 남성 중심 사회에서 일방적 으로 여성이기에 강요당하는 규범이다. 남성의 부수적인 존재로 여성을 인식하는 사회,
문화적 강요가 함축되어 있다.
버틀러는 섹스(sex) 또한 젠더(gender)14)임을 주장하며 사회 안에서 ‘규범으로서의 젠더(gender as a norm)’가 강요되고 있음을 지적한다.
그는 젠더란 강요에 의한 몸의 ‘양식화된 행동을 반복한 결과’라고 하며 이성애 규범이 당연하다고 강요하는 젠더 표 현으로서의
남성성과 여성성은 본성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한 젠더는 사회가 이상으로 삼은 정체성, 즉 이성애적 이데올로기와 남근로고스 중심주의라는 규범적인 이상을 재현할 뿐이라고 한다(Butler, 2008).
남성과 여성, 남자와 여자로 분류된 섹스 혹은 젠더에 관한규범 틀 안에서 남성(male)은 반드시 남자(man)가 되어서 남성성(masculinity)을
따라야 하고, 여성(female)은 반드시 여자(woman)가 되어서 여성성 (femininity)을 따라야 한다(백승진, 2017).
<쇼윈도_미래 양복점>은 여성이기 때문에 강요받고 억압받는 여성 정체성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여성이기 이전에 인간으로서 인정받고 존중받아야 함에도 가부장적이고 남성 중심적인 한국의 유교 문화로 인하여 성차별은
여전히 공공 연하게 행해지고 있다.
한국에서 자란 대부분의 여성들은 이런 차별을 겪은 경험이 있14) 젠더는 우선 생물학적 섹스(biological sex)와는 구분되는
사회적 여성성과 남성성을 의미 한다.
사회적으로 만들어진 ‘여성성, 남성성’이 젠더라는 것이다(Scott, 1996).
본 연구자 또한 태어났을 당시에 남아를 선호했던 부모님과 조부모님으로 인하여 태생적인 차별감을 가지고 태어났다.
그리고 그러한 차별은 한 인간의 전 생애에 영향을 미치며 상처로 남는다는 것을 경험하였다.
성인이 된 현재에도 여전히 상처는 완전히 치유되지 않고 현재 진행형임을 인지하고 있다.
<쇼윈도_미래 양복점>은 그러한 연구자 본인의 경험에서 촬영된 이미지이다. 상처를 인지하고 그것을 시각화하는 작업은
자신을 객관화시키는 과정을 통한 치유로서의 사진 작업으로 진행되었다.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살아간다는 것에는 많은 차별과 억압이 동반된다. 작업 진행을 위하여 본 연구자는 양복점 쇼윈도를 섭외하였으며,
복장 으로는 그 상점의 사장님이 직접 제작하고 실제로 입고 있는 화려한 양복을 선택하였다.
또한 본 연구자의 거주지 부근의 양복점을 선택하였는데 그 이유는 상처와 치유는 지금 살고 있는 현재에도
진행형이라는 현재성을 표현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서 사진 작업이 결과로서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사진 작업 과정 자체에도 중요한 의미를 두고자 하였다.
이는 사진 작업의 과정은 본인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내 면의 탐색 과정으로서 어떤 의식과도 같으며,
더불어 수행적 퍼포먼스라는 본 연구자의 작업적 특성을 드러내는 것을 의미한다.
3.쇼윈도_트라이: 다 벗고 다닐 수 있다면? 삶이 더 단순해질까? easyand free!
사진 4.3 우영 <쇼윈도_트라이> 2018, 100cmx66.7cm, digital color print
<쇼윈도_트라이>는 사회 안에서 기호가 주는 강력함에 대한 저항을 이미지화하였다.
‘내복(underwear)을 정의하는 기준은 무엇이며 우리에게 내복이라는 것은 언제부터 내 복으로서의 기능으로 작동하였을까?’,
‘왜 우리는 내복으로 규정된 것은 겉옷으로 입고 다니지 못하는 걸까?’ 등의 의문에서 시작된 작업이다.
페르디낭 드 소쉬르(Ferdinand de Saussure)에 따르면 기호(sign)는 기표(signifiant) 와 기의(signifié)로 이루어진 것이다.
내복의 의미가 기호로써 우리에게 작동하여 의미를 전달하듯이,
본 연구자는 사회 안에서 작동하는 기호를 뒤집음으로써 우리에게 고정된 시각을 전환하고자 했다.
새로운 방식으로 전달된 정보가 익숙했던 기호를 다르게 해석하고, 작품을 통한 상호작용의 즐거움이 표출되기를 기대하였다.
본 연구자는 촬영이 진행될 때 내복을 입고 쇼윈도 안에서 그 앞을 지나는 무수한 사람들의 시선에 주목하였다.
촬영된 많은 사진 중에서 무심히 지나치는 청소년들이 함께 촬영된 이미지를 최종 선택한 의도는 기성세대에 비해 청소년들이 사회 안에서
기호가 주는 의미를 유연하게 수용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내복에 대한 의미가 희박하며 또한 누군가 내복을 입고 다닌다고 해도 그다지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기성세대에 비해 요즘 젊은 세대 들은 타인의 시선에 얽매이기보다 자신의 스타일을 표현하는 것에 더 중점을 둔다.
<쇼윈도_트라이>는 사람들의 고정된 시선과 불필요한 억압에 대한 문제 제기이기도 하다. 타인에 대한 불필요한 관심이 조직 안에서
개인을 위축하게 만드는 것에 대한 저항의 의미를 드러내고자 했다.
4.쇼윈도_오권숙 부티크: 이태원 수제 옷가게. 재킷은 250만 원, 원피스는 180만 원.
사진 4.4 우영 <쇼윈도_오권숙부티크>, 2018, 100cmx66.7cm, digital color print
<쇼윈도_오권숙 부티크> 작업 속 인물은 텍스트의 정보가 아니면 고가인지도 모를 의상을 입고 매장 안에서 마네킹들과 나란히 서서
삐딱한 포즈로 무표정하게 정면을 바로 보고 있다.
인물 사진에서 얼굴의 표정과 시선은 중요한 시각적 기준이 된다. 표정이나 시선을 통해서 관람자들은 심리적인 증거를 얻는다.
관람자들은 사진 속의 인물을 통해서 타자를 보기도 하고
자신을 보기도 한다. 작업자 또한 자신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타자의 이야기를 대변하기도 한다.
또한 본 연구자는 <쇼윈도_오권숙 부티크>를 통해 우리가 속한 사회를 들여다보고 함께 살고 있는 우리들의 사회상을 표현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현재성과 일상성에 중 점을 두어 인물의 표정이나 의상뿐 아니라 주변 배경과 행인의 시선 등 여러 정보들을 함께 촬영하였다.
사진가 와따나베 쯔도무( 渡 邊 勉 )는 시추에이션(situation)의 중요성에 대하여 언급하기를, 우발적인 요소가 많은 현대에서는
시추에이션에 접근함으로써 현실의 실상을 정 확하게 포착하고 인간의 내면적인 묘사까지 가능하게 한다고 말하였다. 배경, 즉 시추 에이션은 인물의 ‘오늘’을 말하고 그의 ‘생활’을 포착함으로써 오직 한 번뿐인 ‘개인의 삶’의 깊은 의미를 전해주고
나아가 사회와의 관련성을 알려 주기 때문에 중요하다 ( 渡 邊 , 1980). 관람자는 작품을 감상할 때 배경을 포함한 상황 속에서 인물을 관찰한다.
그럼으로써 그가 속한 시간성이나 사실성, 현실성을 좀 더 다채롭게 이해할 수 있다.
본 연구자는 쇼윈도 공간과 더불어 공간을 암시하는 주변의 표지판, 쇼윈도를 받쳐주는 나무 데크, 어수선한 환경 등을 프레임 안에 포함시킴으로써
관람자로 하여금 여러가지 정보를 주고 공간에 대한 깊이감과 거리감을 주는 효과를 의도하였다.
즉 관람자들의 시선이 자연스럽게 인물에게 모이도록 유도하여 사회적 맥락 안에서의 연구 자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고자 하였다.
또한 미적 관점에서는 빨간색 원피스와 초록 색의 지붕이 서로 대비를 이루도록 연출하였다.
매장은 이태원의 오래된 동네에 위치하고 있다. 이태원은 본 연구자가 태어난 곳이 며 현재에는 연구자의 어머니가 살고 계신 곳이다.
5.쇼윈도_나이키: 몸무게 61 근육량 27.3 체지방 12.3.
사진 4.5 우영 <쇼윈도_나이키> 2018, 100cmx66.7cm, digital color print
<쇼윈도_나이키>의 인물은 남성 마네킹과 동일한 포즈를 취하였는데, 강한여성에 대한 상징으로 운동하는 여성, 근육 있는 여성으로 분장하여 촬영하였다.
‘나이키’라는 상표는 현대 상업주의의 대표성을 갖는 기호로 사용하였다. 현대사회에서 억압받고 강요받는 여성을 남성처럼 연출함으로써
여성에 대한 남성주의적 이데올로기의 강요는 과거뿐만이 아니라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또한 이와 더불어 남성 중심 사회에서 남성의 시각을 강요받는 현실속 여성이 아닌 강한 미래지향적인 여성을 나타내고자 했다.
이것은 여러 변화하는 문화와 사람들 사이에서 자기 동일성을 유지하 고 여성으로서 주체적이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작품에서는 점원들의 모습은 연출하지 않고 각자의 업무를 하는 평상시의 모습대 로 촬영하였다.
연출은 작업자의 감정, 내면의 의식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필요하며 시각적 재현인 사진매체에서 중요한 표현 방법의 하나이다.
작업의 의도에 따른 연출과 더불어 ‘우연성’은 연구자의 사진과 기존상업 사진의 구별이 되는지점이다.
우연의 연속인 현실을 바탕으로 하는 사진에 우연성이란 커다란 사진적인 특성이 된다. 사진의 대상은 바로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미지를 구성하고 어떻게 찍을 것인가에대한 연출에는 작업자의 의식이 강하게 작용했다.
더불어 사진의 특성인 우연성을 적 극 활용하여 창조적으로 이미지를 구현했다.
사진이 객관적일 수도, 현실 그대로일 수도 없음은 작가의 주관이 작용했기 때문일 것이다. 작가의 눈을 통해 나타난 현실이
작업이 되는 것이며 작가의 눈을 통한 현실에 관람자는 공감한다.
이로 인해 사진은 예술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다(한정식, 1997).
6.쇼윈도_콜핑: 사람들은 나를‘목사님 사모님’이라고부른다.‘우영’이 아니고? 나는내가 아닌것 같다.
사진 4.6 우영 <쇼윈도_콜핑> 2018, 100cmx66.7cm, digital color print
<쇼윈도_콜핑>은 포즈의 제스처를 통해 본 연구자의 잠재된 내면을 표현하였다.
사 르트르의 타자론에 의하면 개인은 타자가 보는 대로의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연기하려 들고, 또 타자 앞에서
‘포즈를 취하려(poser)’는 태도가 있다고 한다.
또한 이런 나와 타자 사이에 정립되는 구체적 관계를 ‘희극(comédie)’으로 규정한다(Sartre, 2004).
본 연구자는 나에게 주어진 역할과 직업에 충실하게 연기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이는 타자와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본 연구자는 거울이 아닌 쇼윈도유리를 통해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타자의 시선이 개입되어 있는 유리에는 스스로를 객체화하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유리에 반사되는 중첩된 이미지들은 현실 그 대로를 투영하고, 쇼윈도를 바라보며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통해 마네킹의 존재는 객체화된다.
이런 의미에서 쇼윈도 안의 연극적인 행위를 통해서 본 연구자의 내면 의식을 표출하고자 하였다.
사회적으로 은연중에 강요된 억압의 시선을 사진 이미지를 통해서 자유에 대한 욕망 으로 표출하고자 하였다.
혼자 있을 때가 아니라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발생 되는 억압의 시선을 콜핑 매장에서 마네킹과의 동일성을 빌어서 실현하고자 하였다.
연극적인 행위는 희극적인 요소를 유발하며 관람자들에게 시각적인 흥미를 제공한다.
또한 쇼윈도 벽에 붙은 포스터나 세일 정보를 통하여 현재성을 암시하고자 하였다.
연구자의 퍼포먼스는 연출이며 포스터나 세일 정보는 우리들 내면의 판타지를 시각적으 로 강조하기 위한 장치이다.
판타지는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은 환상을 일컫는데, 세일 정보 등을 통해서 현실의 현장감을 강조함으로 환상에 대한 메타포(metaphor)를 드러내었다.
포스터 정보는 문자의 기호를 드러냄으로써 보는 사람들에게 객관적인 정보를 제시하고 정보에 대한 신뢰감을 제시한다. 문자 기호의 힘은
정보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그것이 사실인 것 처럼 각인시키는 효과를 준다. 본 연구자의 이미지에 계속해서 주변 정보를 암시하는 간판이나
포스터 등을 포함시킨 의도는 그러한 맥락에서이다. 그런 정보를 이용하여현재성을 부각하고자 하였다.
판타지와 현실의 비교감이 클수록 관람자들은 시각적 재 미를 경험할 것이다. 반면 이미지에서 판타지와 현실이 동떨어질수록
연구자의 표현 의도는 더욱 강조된다.
7.쇼윈도_오디앤오디: 그대 먼 곳을 보네요. 내가 바로 여기 있는데.
조금만 고개를 돌려도날볼수있을텐데.
사진 4.7 우영 <쇼윈도_오디앤오디> 2018, 100cmx66.7cm, digital color print
현대 문화에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는 소비주의, 그리고 자기중심적 사고에 의한 자기지향적 나르시시즘의 특성이 나타난다.
나르시시즘은 하나의 몸에서 나타나는 다중적 이미지의 욕망과 자아분열을 표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나르시시즘이 강한 사람은 존재감과 자아의 형성을 타인의 시선에 의존한다.
한편 자신을 대상화하여 시선을 나타내는 셀프포트레이트 작업은 욕망의 대상인 ‘이상화된 나’에 도달할 수 없음을 드러낸다.
개인의 욕망과 욕망 사이에 자리하면서 ‘보여 주기’와 ‘보임 당하기’를 반복 한다(박경주, 2011).
라캉에 의하면 인간은 거울 단계인 출발 지점에서부터 실재가 아닌 허구이기에 항상‘현실의 나’와 ‘이상적인 나’ 사이에서 방황할 수밖에 없는
운명적인 존재 조건을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
따라서 허구의 이미지들을 통해서 욕망은 한곳에 머물지 못하고 분 열된 상상적 자아의 이미지는 파편화되어서 나타난다.
<쇼윈도_오디앤오디>는 본 연구자 개인의 감성적 경험을 관람자들과 공유하고 더불어 상호관계적인 소통을 이끌어 내고자 하였다.
이것은 작업자와 관람자의 감성적 이해로 가능해진다. 개인이 느끼는 자아 정체성은 삶 속 타인과의 끊임없는 관계 안에서 모호해진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본질적인 나를 찾고자 하는 자아를 대면하게 된다.
사회 안에서 외적으로 보이는 여성을 표현하기 위해 크고 화려한 꽃무늬의 드레스를 착용하였다.
또한 모호해진 자아 정체성은 화려하지만 그다지 세련되지는 못한 드레스와 헤어스타일, 옆에 반듯이 서 있는 마네킹의 당당한 포즈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울어진 포즈, 인물의 표정과 시선처리, 그리고 주변의 동네를 암시하는 표지판 등으로 이미 지화하였다.
고쿠보 아키라( 小 久 保 彰 )는 개인은 자신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없으며 자기 자신은 보이는 것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로서 존재한다고 한다.
셀프 포트레이트는 이 사실에 의거하여 ‘자아’를 투영한 것이다( 小 久 保 , 1993). 사회가 지칭하는 방식으로 불 리는 자아는 변하지 않는
존재로서의 자아를 확립해 가며 사회와의 관계를 정립하고 변화하려 한다. 이미지를 보는 관람자의 시각은
다양하므로 재현되는 대상은 보는 이 들마다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8.쇼윈도_도르가 패션: 내가 어릴 적 엄마는 오랜 시간 의상실을 경영하셨다.
나는 하교길에 늘 엄마의 의상실에 들러서 집으로 돌아갔다. 의상 실이름은<영의집>.
사진 4.8 우영 <쇼윈도_도르가 패션> 2018, 100cmx66.7cm, digital color print
어린 시절 본 연구자의 어머니는 오랫동안 의상실을 경영했다.
연구자는 늘 하교길 에 어머니의 의상실을 들려서 집으로 가곤 했는데, <쇼윈도_도르가 패션>
매장을 처음 보았을 때 무엇인가가 연구자를 잡아끌고 있음을 느꼈다.
촬영을 결정하고 섭외를 하기 시작했을 당시에도 어머니의 의상실과의 연관성을 의식하지 못했었다.
매장의 디 자이너이자 사장님은 어머니와 비슷한 연배이며 한곳에서 사십여 년을 넘게 가게를 운영해 왔다는 사실도 촬영이 진행되고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연구자가 매장 앞을 지나칠 때마다 어머니의 의상실에서 경험했던 감정과 잠재된 기억이 무의식 안에서 소환 되었고 도르가 패션 매장을 통해
유년시절에 경험했던 어머니의 의상실이 재현되었던 것이다.
연구자는 예스러운(old fashioned style) 옆의 마네킹들과 같은 옷을 입고 같은 포즈를 취하면서 동질감을 표현하고자 했으며
최대한 그들과 같아 보이려 연출하였다.
면의 자아는 어린 시절에 살았던 공간성과 시간성을 포함하여 시각화하였다.
연구자는 과거의 기억을 재현하기 위하여 등장인물들을 포함시켰는데, 이들은 어린 시절의 어머 니와 연구자를 간접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9.쇼윈도_올리비아 하슬러: 인형의꿈, 타자와나의관계, 그게나.
사진 4.9 우영 <쇼윈도_올리바아하슬러> 2018, 160cmx106.6cm, digital color print
타자를 의식한 쇼윈도 안의 마네킹은 자신을 닮은 복제품인 동시에 왜곡된 허상의 이 미지이다.
집단이 추구하는 어떤 이상적인 가치가 개인에게 따라야 할 규범으로 받아들 여지게 될 때,
개인은 집단에서 낙오될 것이라는 불안감을 없애기 위해 이를 따라 하게 된다.
이 과정이 반복됨에 따라 개인은 타인의 욕망과 자신의 욕망을 구별하기 어려워 진다.
결국 자신이 내세우고 싶은 이미지 연출의 목표는 결국 타인을 의식해서 만든
이 미지임을 자각하지 못해 자기표현의 만족이라 여기거나, 자각하여도 오히려 이를 받아 들이며 즐기는 단계에 이른다(Baudrillard, 2015).
본 연구자의 연극성을 기반으로 한 해당 작업은 ‘연극 사진(staged photography)’의 일종이며 본인 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 배역을 맡은 연기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사진이 ‘찍는 것’이었다면 현대 포스트모던 사고의 작가들은 ‘만드는 것’ 또는 ‘연극과 같이 연출하는 것’으로써 작품을 창조한다.
그 이유는 사진을 찍을 때 연극적 인 과정을 거치며 사람들의 행위와 표정, 특정 공간에서 연출을 통해 사진의 내러티브가 구현되기 때문이다.
본 연구자는 연출과 우연성을 통한 타블로 형식으로 작업을 하는데 연극성으로 내러티브를 구성한다.
그 연극성은 관람자의 적극적인 해석을 유도한다고 볼 수 있다(임안나, 2019).
이 지점은 앞서 이론적 배경에서 밝힌 고프만의 ‘연극론적 사회학(Dramaturgy)’과도 상통한다.
개인은 인생이라는 무대 위에서 각자가 맡은 배역에 따라 연기를 한다고 보는 관점이다.
무심히 지나가는 사람들을 통하여 현재성을 드러내었으며 연기를 하는 연구자와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소품과 교차하는 시선들이
서로 마찰을 일으키는 효과를 통하여 현실과 비현실 간의 간극을 극대화하였다.
10.쇼윈도_봄: 연극의 한 장면이야. 관객도 있잖아. 이 정도면 외롭지 않아.
사진 4.10 우영 <쇼윈도_봄> 2018, 100cmx66.7cm, digital color print
<쇼윈도_봄>은 개인의 본질적 자아와 역할자로서의 자아와의 간극을 표현하였다.
역 할자로서 요구되는 외적 자아를 연기하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에는 자신의 감정과 정신은 주체적인 나의 것이 아닌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것이 되어서 수동적인 자아로전환된다.
주체성을 잃어버린 자아는 외적 자아와의 균열을 일으키고, 내면에서는 분열된 자아로 작동한다.
사회적 정체성은 어떤 집단이나 제도가 그에 따른 의도나 목적에 의해서 개인의 개별성을 배제하는 것이다.
‘시선’은 나와 타자와의 관계이며 서로를 맺어 주는 매개이다. 개인은 타자의 시선을 통하여 여러 실존적 가능성 중 하나로 고착된다.
<쇼윈도_봄>은 상호 시선의 관계를 시각적으로 표현하였는데 개인은 타자의 시선을 의식하며 허구적인 쇼윈도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연출한다.
이미지 정중앙에 위치한 연구자의 시선과 지나가는 아주머니와의 시선의 교차를 통하여 그러한 개인의 정체성과 집단에 의하여 새롭게 규정된
사회적 정체성에 관해 표현하고자 하였다.
쇼윈도를 향하는 아주머니의 시선으로 표현된 집단의 강제된 규범은 일상 속에서 일방적으로 강행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바라봄’와 ‘바라보임’은 시선에 따라서 시각적 주체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최선희, 2000).
색상은 작업자의 감정과 심리를 은연중에 드러낸다. 사진 속에서 빨간색 간판은 집단 내의 규범으로 인해 억압받는
개인의 심리적인 위축감을 표현하는 의미 전달의 기호가 된다.
무심히 지나가는 아주머니의 옷도 빨간 색으로 간판이 주는 의미와도 상통함과 더불어 시 각적인 통일감을 이루었다.
간판 위에 쓰여 있는 ‘봄’이라는 글자는 연극성을 기반으로 하는 본인의 작업과 부합되며 보는 이들에게 열린 해석을 가능케 한다.
제5장 결 론
본 논문은 본 연구자의 작품 <쇼윈도>에 내재하는 이론적 배경 연구를 통해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진행되었다.
먼저 제임스와 에릭슨의 이론을 통해 <쇼윈도> 작업의 정체성에 대한 개념을 정리하였다.
그리고 작업에서 표현된 변화하는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연구는라캉의 거울 이론과 고프만의 연극론적 사회학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그 기반 위에 여성의 정체성에 관하여 보부 아르의 여성에 대한 관점과 사르트르의 타인의 시선에 관하여 기술하였으며,
리포베츠 키의 저서를 통해 현대사회에서의 여성의 정체성에 대하여
고찰했다. 또한 버틀러의 수행성 이론을 통하여 본 연구자의 <쇼윈도> 작업과의 연관성을 기술하였다.
프로이 트의 언캐니에 대한 이론을 도입하여 쇼윈도 마네킹이 불러일으키는 감정의 효과를 분석하였으며 본 연구자는 이러한 과정에서
작업에 대한 개념을 점차로 정리해 나갈 수 있었으며 이는 나아가 앞으로의 작업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토대가 되었다.
<쇼윈도> 작업의 연출 기법을 살펴보면,
첫 번째 가장 큰 특징은 분장과 퍼포먼스를 이용한 정체성 표현이다.
셀프 포트레이트 작업은 자신의 내면 안에 ‘보이지 않는 또 다른 나’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측면에서 분장과 퍼포먼스는 필연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본 작업에서 표현되는 개인의 정체성은 일상생활이라는 무대 위에서 다양한 역할자로서 연기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연극성을 동반한 본 연구자의 셀프 포트레이트 작업에서의 내면의 자아 표현은 분장과 퍼포먼스를 통하여 시각적으로 극대화할 수 있 었다.
또한 분장과 퍼포먼스가 사진 작업에 미치는 역할에 대하여 고찰하였다.
두 번째 특징은 수행성을 동반한 퍼포먼스의 사진적 구현이다. 연극성을 동반한 수행적 퍼포먼스는 정체성이란 고정될 수 없으며,
반복적인 수행적 행위로 변화 가능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인의 작업과의 연결성을 갖는다. 수행성의 개념은 내적 자아 및 외적 자아와의
간극과 그로 인한 개인의 진정한 자아를 찾고자 하는 연구자의 작업 과정에서 드러나는 특징적 요소이기도 하다.
버틀러의 주장처럼 모든 정체성이란 허구적 으로 구성된 것이다. 사회가 이상화하고 내재화된 규범이 반복적으로 수행되어 몸에 각인되는
행위에 불과하다는 주장은 본 연구자의 작업 표현 형식으로 대변될 수 있다.
<쇼윈도> 작업은 결정적 순간을 잡아내 사진의 대표적인 특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현재성을 드러내기 위하여 연출하지 않은 일상을 바탕으로 재현되었다.
이미지 안에는 연극성과 비연극성이 함께 들어 있으며, 찰나를 놓치지 않는 사진적인 특성과 일상을 그대로 기록하고자 하는 현재성이 공존한다.
이는 관람자들과 함께 호흡하고 상호 교감을 통해서 예술작품이 전시장 안에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일상에서도 작 동할 수 있음을 구현하고자 한 시도이다.
길버트와 조지의 수행적 행위를 통해서 일상 과 예술을 통합하려는 의지와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 볼 수 있다.
예술은 관람자와 행위자 간의 상호작용이 중요하다.
예술작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존중되고 예술의 일상 에서의 구현을 통해 사회적 의미의 다양성과 현실과 예술의 통합을 이루고자 하는 것은
본 연구자의 바람이기도 하다.
작업을 진행하고 논문을 집필하는 과정에서 본 연구자는 정체성의 혼란에 대해 객관 적인 시각으로 접근하게 되었다.
또한 이론적인 배경을 고찰하면서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었다.
첫째, 개인이 생각하는 내적 자아와 사회 안에서 나타나는 외적 자아와의 간극은 상호 작용함으로써 변화되고 완성되어 간다.
삶은 고정적인 정체성을 규정 하도록 정체되어 지속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끝없는 변화의 연속이다. 한 인간의 정 체성이 사회․문화적 담론과 무관하지 않게, 아니 오히려 ‘수행적’으로 형성됨에도 불 구하고,
우리는 그것이 마치 인간의 동일성이나 연속성을 말할 수 있는 내적 자질인 것처럼 생각한다.
정체성이라는 이름으로 마치 우리의 본질이 우리 내부에 고유하게 존재하는 것처럼 여긴다. 때문에 타인에 의해서 또는
사회 규범으로 인하여 강제되는 사회적 정체성이 자신이라고 규정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자아에 대한 인식을 확고히 하여
주체적인 자아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었다.
둘째, 예술작업을 통한 내면의 자아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하는 과정은 개인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사회 안에서 서로 화합하며 통합하는 역할로 작용한다.
본 연구자는 정형화된 이미지로 현재 한국 사회의 쇼윈도를 선택하였고, 그 안에서 수행적 퍼포먼스를 통해 개인의 정체성뿐만 아니라
동일한 고민을 하는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의 정 체성을 표출하고자 하였다.
이는 개인은 사회 안에서의 타인과의 관계를 떠나서는 존 재하지 않음을 인정하는 동시에 사람들에게 예술을 통하여 자아 인식의 계기를 이루고
자 하는 시도이다. 작업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내면세계를 시각화함으로써 타인에게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는 행위이다.
작업자는 작품으로써 관람자(타인)와 소통하며 그것 을 통해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하고 자의식을 표출하기도 한다.
특히 셀프 포트레이트 작업은 자아 인식에서 출발하며 개인의 내적 심리상태를 드러낸다.
이는 자신의 주체성과 더불어 예술적인 독창성으로 개인의 내적, 외적 자아 모두를 표현할 수 있는 장르이다.
셋째, 본 연구자는 여성으로서 상황에 따라서 구성된 사회적 규범과 역할에 맞추어 살아왔다.
때로는 이러한 역할에 따른 사회적 정체성에 대하여 압박감을 느낄 때도 있 었다.
그러나 작업을 진행하고 이론적 배경을 연구해 나가는 과정에서 자아 정체성에 대하여 정리할 수 있었으며
앞으로 남은 여성으로서의 삶에 대한 방향성을 새롭게 정립할 수 있었다.
리포베츠키의 말대로 본 연구자는 모든 여성들이 ‘주체’인 여성으로서의 자기 자신의 지배를 받으며 자기 창조의 삶을 살아갈 것을 기대한다.
우리는 외면의 보임 당하는 사회적 삶뿐만이 아니라 내면적인 자신의 모습을 갈구하며 두 자아 간의 유기적인 작용 및 간극을 경험하곤 한다.
그러한 과정 안에서 개인은 자신만이 알수 있는 내면 안에서 진정한 삶에 대하여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다.
본 연구자는 삶의 가치와 의미를 외면적 성취보다는 내면의 자아를 더욱 견고히 함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
본 연구자의 사회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인식되고 있는지에 대한 내면의 의식을 탐 색하는 과정은 앞으로도 계속 진행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과정에는 연구자의 주관적 인 사회적 경험이 적극 반영될 것이다.
예술은 작가의 개별성과 시대의 다양성을 동시에 담아내는 보편적 가치를 드러내는 의미를 가지며
예술의 진정성에 대한 가치 추구를 목적으로 한다. 때문에 이러한 맥락에서 일상이라는 현재와 예술의 통합이 더욱 가 시화되기를 기대한다.
정체성의 문제는 결국 자기 자신과 타자들과의 관계에서 스스로 어떤 방식으로 구축하고, 지각하며, 해석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본 연구자에게 작업을 수행한다는 것은 자신이 무엇인지를 깨달아가는 내적 본질을 확인하는 과정이다.
동시에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만나는 장( 場 )인 동시에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열어 주는 매개(媒介)이다.
석사학위논문 Master Thesis
분장과 퍼포먼스를 이용한 정체성의 사진적 표현
-작품 <쇼윈도>를 중심으로 -
Photographic Expressions of Personal Identity using Makeup and Performance
- Focusing on <Show Window> -
위 내용은 작가의 석사학위 논문에서 발취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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