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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08월14일 09시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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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소매물도 ‘다솔펜션’이야기

이생진, 신경림, 정호승 등 유명시인들이 좋아하는 펜션과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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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소매물도 다솔펜션이야기

이생진, 신경림, 정호승 등 유명시인들이 좋아하는 펜션과 카페


섬에 가면 자연경관만 보고 돌아올 게 아니라 그 섬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주민들의 진솔한 섬 이야기와 섬을 다녀간 사람들의 흔적도 찾아보면 좋다.

지난 주말, 전국이 호우로 적지않은 사상자와 재산 피해가 생기는 등 비상사태인데도, 필자는 이미 한달 전에 계획했던 섬여행이라 부득이 예정대로 거제도, 대매물도 및 소매물도 등 섬 트레킹을 다녀왔다. 나라 전체가 난리인데 한가하게 섬여행이나 다니는 것 같아 무척 송구스러운 마음도 든다. 다행이 남해바다는 비가 그쳐 폭염이 왔지만 트레킹하는 데는 지장이 없었다. 필자는 거제도는 여러번, 소매물도 역시 몇 년 전에 다녀온 적이 있지만 대매물도는 이번이 처음이다.

각설하고, 오늘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으로 알려져 있는 소매물도의 펜션 하나를 소개해보고자 한다. 소매물도 선착장 언덕을 오르다 보면 초입 좌측으로 '다솔펜션 및 카페'라는 건물이 보인다. 이 산장을 운영하고 있는 분은 정남극씨. 젊은시절 유난히 섬을 좋아해 여러섬 찾아다니다 80년대초 소매물도의 매력에 빠져 머물게 되었다고 한다. 90년대초 등짐 한번한번으로 지어올린 다솔산장과 다솔찻집을 시작해, 200872층 목조건물 '다솔펜션(당시에는 다솔펜트하우스)'를 오픈했다.

부산이 고향인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섬 여행을 다녔다. 그가 찾아다닌 섬만 700여 개. 그 중에서도 소매물도가 가장 마음에 들어 아예 30년 전부터 이 섬에 눌러 살고 있다. “아무리 다녀 봐도 소매물도만큼 아름다운 섬이 없어요. , 여름, 가을, 겨울 할 것 없이 어느 때나 예뻐요.” 비탈진 섬에 집터를 고르다보니 손수 등짐을 지고 돌을 날라다 집을 지었다.

2003년에 이지현 동화작가가 정남극 씨와 소매물도 섬 이야기를 소재로 쓴 책 <섬과 개>는 당시 무려 28판이나 재판될 정도로 베스트셀러였다고 한다. 정 씨는 그동안 방송에도 자주 출연했다. 2003년과 2004SBS동물농장 '섬과개' 출연, 생방송 '모닝 와이드', 특집 다큐 '그 섬에 사랑이 있었네', 6시내고향, MBC '그섬에 가고싶다'. KBS 생방송 '좋은 아침', '무한지대 큐' 등 방송횟수도 30여회에 이른다. 다솔펜션 홈페이지를 운영하며 소매물도 소식을 전하고 있다. 꽁지머리가 멋진, 마음씨 넉넉한 아저씨다. 바다사나이 정남극 씨는 30년경력의 다이버 베테랑이기도 하다. '마린피싱호'라는 5톤 짜리, 12명 정원의 배도 운영하고 있다. 섬을 좋아하고, 강아지도 좋아하고, 음악도 좋아한다. 첫인상은 무뚝뚝해 보이지만 몇마디 나누어 보면 무척이나 따뜻하고 유쾌한 분이다. 경남 창원 출신의 아내와 함께 다솔펜션과 카페를 운영하며 살아간다. 10여 년 전에는 알라스카 이누이족의 썰매개 사모예드종인 누리와 니니, 마르티스 등과 함께 살아 동화책 <섬과 개>의 모티브가 됐었는데 이제는 그들도 나이가 들어 세상을 뜨고, 지금은 가을이, 겨울이란 이름의 고양이 2마리와 함께 살고 있다. 카페의 경우 다솔산장 시절에는 작은 탁자가 세 개였지만 이제는 탁자가 15개나 된다. 이곳에서 소매물도에 여행 온 사람들을 만나 섬 이야기를 나누고 소주잔을 기울이기도 한다.

다솔펜션 및 카페에는 특히 연예인이나 시인들도 자주 찾아온다. 이생진 시인을 비롯해 신경림, ()박희진, 정호승, 편부경, 강재윤 시인 등이 다녀갔다. 특히 우리나라의 대표적 섬시인인 이생진 시인과 편부경 시인은 단골이다. 올 때 마다 몇일씩 묵고 간다. 다솔카페 벽 전시대에는 이생진 시인의 20년 전 써준 메모와 그림도 두개나 보인다. 2000426일에는 "다솔-다정한 사람들의 사랑이 보이는 곳에서"라는 메모를 남겼고, 그후 200249일에는 다시 "시인이란 그리움을 찾아다니는 나그네-소매물도 다솔찻집에서"라는 메모를 남기기도 하였다. 또 정호승 시인은 다솔펜션에서 머물며 '소매물도에서 쓴 엽서"라는 시도 남겼다.

누님

저 혼자 섬에 와 있습니다.

섬에는 누님처럼 절벽이 많습니다.

푸른 비단을 펼쳐놓은 해안가를 거닐다가

소매물도 다솔커피숍에 철없이 앉아

풀을 뜯고 있는 흑염소들의 뿔 사이로

지는 저녁 해를 바라봅니다.

누님이 왜 섬이 되셨는지

이제야 알겠습니다.

하룻밤 묵고 갈 작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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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식 (lgysy@naver.com)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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