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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05월29일 15시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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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화 초대전 “심연의 바다” 장은선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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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근화 초대전 심연의 바다장은선갤러리

 

 

2020. 6. 3 () ~ 6. 20 ()

Open Reception 2020. 6. 3 () PM 4:00~ 6:00

장은선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운니동 19번지)

www.galleryjang.com (02-730-3533)

 

 

 

이근화 작가는 바다의 내부 풍경을 그린다. 작가는 직접 물속에 들어가는 스쿠버 다이빙을 통해 잠수를 한 기억, 그 경험에 기반해서 작업을 하고 있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환상적이고 현실계를 넘어서는 고양된 분위기를 극화하고 있다. 작가는 인간의 시선이 온전히 미치지 못했던 영역, 그래서 현실계와 무척이나 다른 신비스러운 바다 속 공간을 작품으로 표현했다. 동시에 그 내부에 자리하고 있는 생명체들이 벌이는 현란한 생의 약동을 독특한 조형적 방법론 아래 펼쳐 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이근화 작가는 수면 위의 햇살, 빛이 바다의 안쪽으로 깊이 파고들어 오는 순간과 그로 인해 환하게 밝아진 내부 공간, 그리고 그곳에서 무수한 물고기 떼가 왕성하게 몰려다니는 장면을 표현했다. 깊은 바다 속을 유영하는 물고기들이 보여주는 저 싱싱한 생의 리듬, 활력적인 율동, 본능적인 생존의 지도를 흥미롭게 관찰하고 이를 형상화하고 있다. 따라서 화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실제 바다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환영에 빠진다. 작가의 작업은 이처럼 캔버스에 그려지는 회화적 작업과 오브제를 활용하는 입체적인 작업 등이 두루 얽혀서 보다 효과적인 해저의 분위기와 자연의 이치와 생명체의 존재 방식 등을 실감나게 전달한다.

 

푸른 색감이 돋보이는 달 6, 시원한 바다와도 같은 작품 30여점을 장은선 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작가가 경험한 경이로운 세계와 해저의 새로운 에너지를 작품을 통해 감상하시길 바란다.

 

이근화 작가는 경희대 미술대학교 졸업, 프랑스 르 그랑 쇼미에르를 수료했으며 개인전 및 초대전 30, 다수의 그룹전에 참여했다. KAMA, 한국미술협회의 회원이며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서울아산병원, 백석대학교, 전남대학병원 등 다수의 기관에 작품이 소장되어있다.

********

 

이근화- 가시적 세계로 올라온 바다의 내부

 

박영택 (경기대교수, 미술평론가)

 

 

 

바다는 거대한 질료덩어리로 이루어졌다. 그것은 위에서 아래까지 꽉 채워진 하나의 물이고 수많은 생명체가 서식하는 장소이자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심연을 거느린 신비한 공간이다. 모든 생명체는 바로 그 공간에서 발아되었다. 인간 또한 심연에서 수면 바깥으로의 생명의 진화라는 동선을 밟아왔다. 그러나 정작 우리의 시선에서 바다의 내부는 배제되고 차단되어 있다. 인간의 몸과 눈은 바다의 심부로 들어가지 못한다. 또한 인간의 생은 수면 위로 한정되어 있기에 바다의 심층부는 삶에서 분리된 영역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 영역은 부단히 인간의 삶과 접속되어 있기도 하다. 한편 우리가 보는 바다는 오로지 표면, 표피층의 물일뿐이다. 그래서 저 안쪽에 대한 시선의 갈망과 욕망은 무척이나 항구적이다. 물론 우리는 일정한 장치를 이용한 잠수를 통해 바다 속으로 들어가 그 내부를 볼 수 있다. 바다의 내부가 가시적 공간으로 열린 것은 오래되었다. 오늘날 우리는 영상과 사진을 통해 혹은 스쿠버 다이빙 체험을 통해 바다 속을 빈번하게 체험한다. 비가시적 세계가 가시적 세계 안으로 들어온 것이다. 물론 그 내부는 일정한 한계가 있다. 인간의 몸이 지닌 신체적 한계가 감당할 수 있을 정도의 깊이만을 바다는 허용한다. 저 안쪽은 아직도 마냥 어둡고 깊어서 여전히 미지의 것이다.

 

이근화는 바다의 내부 풍경을 그렸다. 사실적 재현과는 좀 거리가 있는 풍경이다. 햇빛이 들어오는 수면 바로 밑의 풍경이 주를 이루며 밑에서 위를 올려다 본 부감의 시선 아래 펼쳐진 공간인데 무엇보다도 태양 빛이 수면 내부로 파고들어 환하게 비추고 있는 장면을 다소 환상적으로 연출하고 있다. 그로인해 신비스럽고 장엄한 바다의 내부가 설핏 열리는 체험을 안긴다. 그 공간으로 보는 이들을 마냥 잡아당기는 편이다. 그래서 관자들은 마치 바다의 내부에 자리하고 있다가 그 위쪽을 올려다보는 듯한 시각 체험을 공유하게 된다. 그와 동시에 마치 양수 속에 자리했던 아득한 원초적 기억을 새삼 느끼면서 물속에 잠겨있는 환시에 젖어들기도 할 것이다. 작가는 수면 위의 햇살, 빛이 바다의 안쪽으로 깊이 파고들어오는 순간과 그로인해 환하게 밝아진 내부 공간, 그리고 그 곳에서 무수한 물고기 떼가 왕성하게 몰려다니는 장면을 표현했다. 더불어 위에서 내려오는 빛으로 인해 형언하기 어려운 색상으로 뒤척이는 바다 속의 내부를 시각화시키고자 한다. 색채로 번안하고자 했다. 물고기 떼가 집단적으로 유영하며 몰려다니는 이 장면은 영상과 사진을 통해 비교적 빈번하게 접했던 장면인데 작가는 이를 새삼스레 회화적으로 재연하고 있다. 아마도 바다 속 그 장면이 작가에게는 매혹적인 장면이자 경건하고 숭고한 체험을 안겨주었던 듯하다. 동시에 많은 생각거리를 거느리게 했던 것도 같다. 자연은 인간에게 자신의 근원을 일깨우는 거대한 텍스트이자 동시에 미적인 사유를 촉발하는 매개들이다. 아마도 작가는 바다 속을 몰려다니는 그 생명체의 군집, 싱싱한 생명력과 신비스러운 자연의 이치, 장엄하고 숭고하기도 한 그 장면에서 큰 감동과 깨달음을 받았던 것도 같다. 개별적인 개체와는 다른 집단적인 물고기 떼가 보여주는 힘, 속도와 방향이 만들어내는 놀라운 이미지, 지상계와는 판이하게 다른 수면 아래에서만 볼 수 있는 빛과 색채의 파노라마적인 변화, 물고기들이 자아내는 기이한 선과 동세, 변화무쌍한 움직임 등은 더없이 매력적인 장면이기에 자신이 접했던 바로 그 풍경을 표현하기로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작가가 재현한 이 풍경은 실재 하는 풍경이면서 동시에 작가의 상상이 어느 정도 가미된 장면이다. 우선 작가는 자신이 보고 기억한 장면을 다시 복기하고 있다. 사실 작가는 직접 물속에 들어가는 스쿠버 다이빙을 통해 잠수를 한 기억, 그 경험에 기반 해서 이 같은 작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 덧붙여 환상적이랄까, 현실계를 넘어서는 고양된 분위기를 극화하고 있다. 그것은 이 특정한 장면에서 받은 모종의 메시지를 서술하고자 하는 욕망에 기인한다. 그것이 작업의 주제일 것이다.

 

작가는 주어진 사각형의 캔버스를 바다 속으로 치환하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블루 색상으로 칠해진 화면은 그대로 바다를 지시한다. 청색과 흰색, 그리고 언어와 문자로 지시하기 어려운 색채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다. 그것은 빛으로 인해 파생된 색의 스펙트럼이다. 바다의 내부는 물이라는 질료이고 그것은 거대하게 출렁거린다. 또한 빛에 의해 무수한 색상으로 산란하는데 그것은 블루 안에서 미묘한 변화를 거듭한다. 그러한 색채의 변화와 물속의 여러 흐름을 청색을 비롯한 다기한 색상과 신체적 호흡을 동반한 붓질로 문질러내 표현한 후에 은색 등을 입힌 단단한 물질(오브제)을 일정한 크기로 잘라, 물고기의 몸체를 연상시키는 형체로 오려낸 후 캔버스 표면에 부착했다. 평면 위에서 약간의 높이로 올라와 붙은 이 오브제는 촉각적이고 부조에 해당한다. 표면에 실제성을 발생시키고 회화에 조각이 개입된 형국을 만든다. 그 작은 단위들은 제각기 크기/위치를 달리하고 있다. 얼핏 봐서는 규칙적이고 단일한 대오를 형성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 안에서 무수한 변화를 보여주면서 제각기 다기한 양상을 자아낸다. 그것은 거대한 집단 안에서 개별적인 자아들의 초상을 보는 듯도 하고 집단적인 욕망의 회로 안에서 고유한 자아의 생을 도모하려는 절박한 자리를 보는 것도 같다. 물론 그것은 보는 이의 욕망과 해석에 따른 것이다. 작가는 다양한 생각에 잠기게 한 이 장면을 의미 있는 것으로 재현하고자 했다.

 

캔버스 표면에 붙은 작은 오브제들은 흡사 거대한 군집으로 몰려다니는 물고기 떼를 연상시켜주고 있다. 착시를 자아내는 일종의 트릭이다. 따라서 화면은 보는 이로 하여금 실제 바다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환영에 빠진다. 이 환영은 사실적인 재현술에 입각한다기보다 그럴듯한 장치에 기인한다. 이근화의 작업은 이처럼 캔버스에 그려지는 회화적 작업, 그 위에 얹혀진 조각적인 작업, 그러니까 오브제를 활용하는 입체적인 작업 등이 두루 얽혀서 보다 효과적인 해저의 분위기와 자연의 이치와 생명체의 존재 방식 등을 실감나게 전달한다. 그리고 이러한 주제와 연출방식이 페인팅과 입체(저부조)의 긴장관계와 조화 속에서 얼마만큼 효과적으로 배치되고 연결되느냐가 작업의 관건이 되고 있다는 인상이다.

 

무엇보다도 작가의 궁극적인 의도는 저 물고기 떼로 대변되는 생명력의 표현에 있어 보인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의 본성은 삶에 저촉되는 모든 것에 대한 강렬한 공포를 지니고 있으며 우선적으로 자기 생명을 어떤 식으로든 보존하고자 한다는 데 있다. 그것은 현존하는 모든 생명체의 유전자에 깊숙이 각인되어 있다. 작가는 깊은 바다 속을 유영하는 물고기들이 보여주는 저 싱싱한 생의 리듬, 활력적인 율동, 무서운 생명력, 본능적인 생존의 지도를 흥미롭게 관찰하고 이를 형상화하고 있다. 그것은 자연의 이치이자 모든 생명체가 공유하고 있는 속성에 대한 새삼스러운 깨달음에서 나온 소회일 수도 있다. 결과적으로 작가는 인간의 시선이 온전히 미치지 못했던 영역, 그래서 현실계와 무척이나 다른 신비스러운 바다 속 공간을 가시적 세계로 끌어올리는 동시에 그 내부에 자리하고 있는 생명체들이 벌이는 현란한 생의 약동을 독특한 조형적 방법론 아래 펼쳐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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