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공병단 44공병대대 547중대원으로 근무했다는 레이 바우스 씨의 증언이 알려짐에 따라 24일 '화학물질 매립' 의혹이 제기된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117 일대 옛 미군부대 '캠프 머서' 부지. 캠프 머서는 1992년 철수하고 그 자리에는 현재 한국군 공병단이 들어서 있다.
/연합뉴스

[경인일보=부천/이재규기자]경북 왜관 미군기지내 고엽제 매립 주장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부천 오정동에 있었던 캠프 머서에도 온갖 화학물질이 매립됐다는
주장이 뒤늦게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매립지로 지목된 부천시 오정구 오정동 117 일대 옛 미군부대 '캠프 머서' 주변 주민들은
물론 부천지역 전체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미 공병단 44공병대대 547중대원으로 캠프 머서에서 근무했다는 레이 바우스 씨는
지난 2004년 5월 미국인이 운영하는 '한국전 프로젝트'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이같이 주장한 것으로 지난 23일 밝혀졌다.

그는 자신이 캠프 머서에서 1963년 7월부터 1964년 4월까지 근무했다면서,
근무 당시 구덩이를 파고 고무옷과 가스마스크 및 모든 상상 가능한 화학물질 등
수백 갤런(1갤런=약 3.8ℓ)을 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매립 위치가 정문에서 오른쪽 두 번째 저장창고 뒤 언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화학물질을 버렸으며, 이후 어떤 식으로 관리 또는 처리됐는지
등에 대한 자세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그는 또 캠프 머서에 주한미군 화학물질저장소가 있었으나,
1964년 3∼4월께 왜관의 캠프 캐럴로 이전했다고 말했다.
캠프 머서가 있었던 자리는 약 40만㎡의 자연녹지지역으로,
현재 한국군 수도군단 예하 공병부대가 주둔하고 있다.
오정동에는 2만3천여명이 거주한다.

공무원 이모(53)씨는 "고향이 부대 바로 옆인 내동으로 어릴 적 부대 주변에서 놀곤 했었다"며 "화학물질이 매립됐을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인근 주민 김모(52)씨도
"바로 눈앞이 부대인데 화학물질로 땅이 오염되지 않았는지 큰 걱정"이라며 불안해 했다.

부천시는 "부대 관계자가 시에 전해 온 것은 '보도내용 및 위치 등
사실 여부를 파악중에 있다'는 것이 전부"라며 "군부대의 실태파악 후
매립여부 확인 및 토양오염 조사 과정에 부천시가 공동으로 참여하겠다는 의견을 전했다"고
밝혔다. 이어 "내일 오전 경기도 보건환경연구원 주관으로 긴급대책회의를 개최,
군부대 주변 지하수에 대한 다이옥신 등 오염도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군 당국과 지자체, 민간전문가, 주민이 참여하는
민·관·군 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철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하고 사실로 확인되면
미국이 그 책임을 분명히 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출처 : 경인일보에서 스크랩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