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세표 사진전 ‘세월이...’ 개전식 성황리에 열려, 가나인사아트센터
홍세표 작가의 개인전 ‘세월이...’展이 지난 11월29일 시작되었다.
29일 오후 드넓은 전시장을 뜨거운 열기로 가득채운 축하객들의 크나큰 박수 속에 작가의 영식의 사회로 개전식을 진행했다.
이날 대한민국 사진대전 초대작가인 한완희 작가와 장현주 작가의 축하말씀과 격려말씀을 필두로 사)한국사진작가협회 이평수 전부이사장, 김종학 이사 등 많은 중견 사진작가들과 작가와 평생의 고락을 함께 나눈 많은 지인들이 축하의 덕담을 마다하지 않았다.
홍세표 작가는 홍익대학교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주)헤어스코와 주)미두의 대표로 사업에 몰두하다 고희가 다 되어서 비로소 예술혼이 활짝 피어 뜨거운 열정으로 바다의 북풍한설에 무릿매를 맞으며 꿈을 담아내었다.
홍 작가의 이번 전시 작품들의 오브제는 억겁의 세월동안 모진 풍파를 견디며 스스로를 단련한 몽돌과 수묵화를 닮은 바닷가의 돌들이다. 그의 잠재되어 있던 끼를 오롯이 담아낸 이 돌들은 어쩌면 그의 인생과 닮은 역경을 견딘 표상들일는지도 모른다.
작가의 대형 역작들은 오는 12월5일까지 가나인사아트센터 제2전시장에서 감상 할 수 있다.
작품감상
http://www.koreaarttv.com/detail.php?number=42230
- 작가노트
바다.
그래 난 바다를 참 좋아한다.
어느날 문득 바닷가에서
모양도 색도 크기도 각기 다른 수많은
종류의 저 돌들과 그위로 얼마나 많은
시간속에서 저러한 모양으로 변하였을까?
돌아보니 나도 적지않은 시간들을 세파에
깍기고 부딪치며 이모양으로 변하였구나...
그러한 관점에서 저들과 나는 닮은 구석이
많다는 것을 느꼈다.
세상살이 하다보니 꿈도 잊고 살았구나
그래 아직도 늦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나는 나와 닮은 저들을
펼처보지 못했던 나의 꿈과 예술로 담아보리라 다짐하면서
새로운 세상에 뛰어들었다.
많은 날들을 새벽잠 설치고 추위와 비바람에 매를 맞으며
꿈을 담아내기 시작하였다.
아쉬움이 많지만
그간에 담아낸 나의 인생 이야기를
세상에 내 보이려한다.
-Hong,Se Pyo 홍세표-
바다 - 형이상학적 위안
김석원 (고려대학교역사연구소 연구교수)
현대사회에서 감성은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고, 현대인 중에서 감성을 자신의 삶에서 표출하는 집단은 아마도 예술가일 것이다. 사진작가의 경우 자연 대상을 촬영하는 과정에서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험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감성적인 경험은 사진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사진가 홍세표는 감성적 대상으로서 바다를 선택한다. 바다는 이미 많은 예술가에게 시와 음악 그림으로 표현된 적이 있지만, 특히 사진에서는 많은 작가에게 동경의 대상이 된 소재였다. 작가는 그런 바다를 오랜 시간 홀로 관찰하면서 자그만 돌에 집중한다. 바다 풍경은 물안개가 피어오르면서 뚜렷한 형체를 지워서 몽롱하게 만들며, 물 입자는 손으로 만져질 듯 습한 기운을 머금고 있고, 부드러운 촉감이 감지된다. 햇살이 비치면서 수면에 일렁이는 빛 여울이 보이는 풍경은 잔잔한 파도와 무척 잘 어울린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산수풍경을 찍은 사진 이미지를 상기시키기도 하지만, 고요한 그 이면에는 현대인에게 휴식을 제공한다. 작가가 세심하게 목격한 대상은 각기 모양과 색깔이 다른 돌들이 오랜 풍파를 겪으면서 형태가 변형된 것을 보면서 자신의 삶과 일치하는 감정적 합체의 경험을 한다. 바다는 인간의 욕망이 개입하지 않는 공간이지만, 그곳에서 다른 돌들과 조화롭게 지내면서 서로가 공존하는 모습을 포착한 것이다. 이런 돌의 모습은 현대인과 유사한 점이 많다. 현대인은 인생의 정답만을 찾다 보니 자신을 잃고 사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면서 살아가면서 정답만을 지향하며 자신을 위로하고 살아간다. 타인을 대할 때는 웃음으로 가면을 쓴다. 하지만 가면을 쓴웃음은 진정한 웃음이 아니다. 웃는 근육마저 잃어버리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모르고 살아간다. 그저 인생의 정답을 이해하고 그것에 맞추어서 살 때의 즐거움만을 생각하며 살아가며, 그것을 행복으로 간주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사고는 타인의 삶뿐 만 아니라 나 자신과 우리 스스로가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홍세표의 사진에서는 지금 우리의 인생은 어디로 행하고 있는가? 잘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 보이는, 수많은 질문을 했던 최초의 마음가짐과 우리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며, ‘바다 사진’은 관객에게 ‘형이상학적 위안’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이 사진은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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