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릉골 달동네를 헤매다1.
김두한 네 집, 김지미 네 집, 우리 어릴 때 늘 듣던 소리다. 이곳이 고향이 아니지만 50여년 가까이 터잡고 살다보니 어느새 터주대감이 되고 말았다. 20여년 전만 하더라도 “애들 다 집합시켜!” 이런 동네가 이 동네였다. 시골과 다름없는 분위기에 풍속도 여는 시골과 다름없다.
삐뚜름하게 얼기설기 얹힌 기와지붕에 브로꾸로 엉성하게 쌓아올리고 이가 안 맞아 덜그럭거리는 판자 문짝이 달려 있던 집이다. 동생이 건축가도 보니 어쩌다 근사한(처음엔 동생이 작품 만들겠다고 설계한 집인데 중장비가 못 들어와 수작업으로 하다 보니 설계대로 짓지 못해 이상한 집))집을 짓고 살다보니 정말 정든 마을이다. 우리 집은 그렇다 치고 다른 집들은 수십년 동안 불럭 집을 방치하여 지금은 서울에서 대표적인 슬럼가가 되고 말았다.
“집합!” 하며 친하게 지내든 아우들은 다 어디론가 흩어지고 지금은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른다. 그 동네에 안개가 자욱하면, 눈이 내리면, 장마에 우중충한 이끼가 되살아나면, 깜빡깜빡 졸고 있는 가로등이 게슴츠레 내려다보면 분위기가 쥐긴다.
수시로 카메라 들고 나가면 작품인데 그게 쉽지 않다.
몇 년 만에 카메라 메고 고샅고샅을 샅샅이 훏어보니 그새 많이도 변해 있었다.
10월25일 아침에.....회우들과
* 작품은 정리 되는대로 연재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