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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르포(#62)서울의 춘몽
-꽃과 사람이 흔들거리다-
화신(花信)…지각이 흔들거린다.
새봄이 동토를 무자비하게
흔들어 깨우고, 부수고, 깨트리고
나무들은 수액을 나르기에 바쁘다.
8-1
복수초가 화사한 봄을 알리더니
산수유, 개나리, 목련들이
봄 단장을 벗어버렸다.
어차피 밀려온 봄이지만
춘몽에 변신한 인간들은
계절에 취하여 비틀거린다.
8-2
성급한 계절로 갈아입고 몸살도 하며,
다시 질곡의 시간을 기다린다.
춘몽은 시작되었다.
춘몽은 기대도 크다.
“어젯밤 어린왕자와 밤새도록 꿈속에서
놀았지만, 꽃들은 간데없이 일몽이다.
동토에 움직이지 못하는 벗은 나무들
큰 키에 칼바람 맞아 동토에 섰다.
8-3
열린 뜰에 오라해도 못 들은 채
가지엔 고엽들만 걸터앉아 울고 있다.
마당엔 달그림자가 가지에 걸터앉아
밤의 연기에 연출대로 음영을 만든다.
8-4
사람들은 계절을 들었다 내렸다 자유다.
밤은 짧아지니 스치는 바람이 허허하다.
얼어붙은 체온으로, 생명을 짚어보니
가지는 부름켜 고르며 봄맞이에 바쁘다.
입김 날리며 봄을 맞으려 외출한다.
벗은 나무야, 빨리 일어나라, 봄이다.“
8-5
춘몽에서 깨어나 봄으로 갈아입고
다시 거리로 외출에 나선다.
핑크빛 우체통에 편지가 날아왔다.
남녘의 봄 편지를 기대한다.
8-6
거리엔 모두 봄이 내려앉았다.
인간이 만든 작품은 미완성 같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창조세계는 완벽하다.
우주는 신비롭고
지구는 아름답다.
인간의 작품은 미완성
그러나, 창조의 작품은
아름다운 완성품이다.
8-7
봄은 희망이다. 봄은 생명이다.
춘몽은 계절의 시작이자
꿈을 그리는 미래의 시작이다.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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