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茶山 丁若鏞 先生과 草衣 張意恂 -
전통문화의 한 맥으로 이어 내려오고 있는 우리나라의 차 문화는 어느 시기에 어느 곳으로부터 들어와 이 땅에 정착하게 되었을까?
전해 내려오는 기록은 처음으로 차를 마시기 시작한 나라는 인도설과 중국설로 나뉘고 있다.
차나무의 잎을 이용하여 오늘날 녹차로 만들어 마셨던 계층은 승려로 보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그 후 궁궐로 들어가게 되고 지배층과 양반사회로 이어지는 차는 결국 서민층까지 깊숙이 파고들게 된다.
필자는 남부지방의 야산과 사찰근처에 차나무가 지천으로 자생하고 있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설명] 茶山 丁若鏞 先生 - 다산연구소 제공
이 땅에 불교가 들어온 것은 고구려 소수림왕 2년 전진으로부터 들어와 백제를 거쳐 신라로 이어지고 결국 일본으로 들어가게 된다. 일본의 ‘동대사요록(東大寺要錄)에 백제의 귀화승 '행기'가 차나무
를 심었다.’는 기록은 결국 불경뿐 아니라 대륙의 문물과 함께 차 문화가 들어가게 된다.
우리나라에 차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는 조선의 실학자 茶山 丁若鏞 先生과 草衣禪師가 있었다.
茶山 丁若鏞 先生은 호가 茶山이다. 호에 茶 字를 넣어 썼던 것은 茶라는 것이 머리를 맑게 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데 큰 작용을 하였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茶山 先生은 신유사옥 때 강진으로 유배되어 茶山草堂이란 집을 짓고 귀양살이를 하면서 많은 책을 펴내고 제자들을 가르치는 데는 차가 있었다. 그 시절 茶山 先生은 秋史 金正喜와 小癡 許 鍊, 그리고 草衣禪師 등과 교류하면서 조선의 다도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지금도 茶山草堂 근처의 산과 대밭에는 자생차나무가 자라고 있어 茶山의 사상이 오늘 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듯하다.
2013년 4월 7일 茶山 丁若鏞 先生의 서세(逝世) 177주기가 남양주 先生의 묘전에서 다산연구소(소장 박석무) 김세종 연구실장의 집례로 이루어졌는데 헌다례(獻茶禮), 즉 차를 올리는 禮가 들어있어 茶山 先生과 차가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先生은 1818년 18년의 유배에서 풀려나게 되고 18명의 제자들이 사제 간의 신의를 돈독히 하기 위하여 ‘茶信契’를 조직하게 되는데 茶와 信을 師와 弟의 한 고리로 이으려 하였을 것이다.
[사진설명] 단풍이 내리는 고창 선운사에서
불교는 인도에서 중국을 거쳐 고구려로 들어가게 되고 통일신라 후 고려시대에 전성기를 맞는다. 그 시대의 차에 관한 시와 글들은 고려사, 고려사절요, 동국이상국집, 보한집, 파한집, 목은집 등 많은 고서에서 볼 수 있듯이 양반계층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차나무를 심어 가꾸고 찻잎을 따 덖어서 차를 만들어 마시는 예절에 이르기까지 차에 관한 모든 것을 정립하는 데는 조선의 실학자 茶山 丁若鏞 先生이 있었던 것이다.
[사진설명] 곡우 때 딴 찻잎으로 향이 가장 좋은 '보성녹차'를 만들 수 있다.
草衣禪師는 본관이 仁同 張氏로 이름이 의순(意恂)이다.
무안의 삼향에서 태어나 열다섯 살에 출가하게 되고 스물네 살 때 茶山 先生을 만나 스승처럼 모시고 드나들게 되는데 이때 茶山 先生이 48세였다. 학문과 차에 관한 모든 것을 배우게 되고 해남 대흥사에 一枝庵을 짓고 ‘東茶頌’과 ‘茶神專’을 저술하게 된다.
그의 저서 ‘東茶頌’에서,
- 일경옥화풍생액, 신경이섭상청경(一傾玉花風生腋, 身輕已涉上淸境)
한 잔의 옥화 기울이니 겨드랑이에 바람일고, 몸 가벼워 이미 맑은 곳에 올랐네.
- 명월위촉겸위우, 백운포석인작병(明月爲燭兼爲友, 白雲鋪席因作屛)
밝은 달 촛불 되어 나의 벗이 되었으니, 흰 구름 자리 펴고 병풍을 치는구나.
草衣禪師가 지은 ‘東茶頌’ 제16송으로 달빛이 밝은 달밤에 한 잔의 차를 앞에 놓고 그렇게 노래하고 있다. 이와 같이 茶와 禪은 둘이 아닌 하나요, 茶와 詩가 둘이 아닐 진데 어찌 茶와 肉體가 둘 이라 할 것인가?
[사진설명] 차 마시는 방법을 배우는 아이들 - 보성군청 제공
이 땅의 차 문화가 일부 웹문서에는 마치 草衣禪師에 의하여 정립된 것처럼 잘못 기록되어 내려오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 이에 관하여 한양대학교 국문학과 정민 교수는 그의 저서 ‘새로 쓰는 조선의 차 문화’를 통해 “다산은 강진으로 귀양 오기 전에 차에 대한 식견이 높았다. 초의선사가 1809년 다산초당을 찾아 다산의 학문에 빠져들면서 차에 관한 제법을 이어받았다”고 적고 있어 茶山 先生이 조선의 차 문화에 관한 모든 것을 정립시켜 草衣禪師를 통해 이어지도록 하였다고 볼 수 있다.
[사진설명] 다도를 가르치는 모습ㅡ보성군청 제공
불교와 함께 들어온 茶는 가부좌를 튼 승려의 수행은 茶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茶와 禪이 둘이 아닌 하나로 ‘茶禪一味’, ‘茶禪一如’ 사상으로 이어지고 오늘날 건강 음료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 끝 -
- 출 처 -
1. 보성군
2. 다산연구소
3. 무안군
4. 國立中央圖書館(校訂 世宗實錄地理志) - 이미란 주무관
5. 國立中央圖書館(新增 東國輿地勝覽)
6. 東茶頌 - 草衣禪師
7. ‘새로 쓰는 조선의 차 문화’ - 한양대학교 국문과 정민 교수 지음
8. 초의 - 한승원 지음
9. 고려 차시와 그 문화(정서경 지음)
10. 한국사진방송 - 茶山 丁若鏞 先生 서세(逝世) 177주기 묘제(墓祭) 및 헌다례(獻茶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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